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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여성공채 1기, 임원 만든 한마디 "여자애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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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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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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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제일모직 상무 '여기(女氣) 모여라' 강연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가 지난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에서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그룹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가 지난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에서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그룹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3년 3월 삼성그룹 여성공채 1기라는 이름을 달았다. 이후 2011년 입사 18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삼성그룹 여성임원 39명 중 맏언니 대열에서 사내 '여풍'(女風)을 이끌고 있다.

이는 지난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의 강연자로 나선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43)의 이야기다. 김 상무는 이날 삼성그룹 소셜미디어 여성팬 100여 명을 만나 여성 리더십을 강조했다.

'여기 모여라'는 지난 4월부터 삼성그룹 여성 임원들이 소셜미디어 여성팬들을 만나 직장생활 경험담과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성공에 힘을 보태려는 취지에서다. 오혜원 제일기획 상무와 홍혜진 삼성SDS 상무에 이어 김 상무가 3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은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사회 초년생이었다. 김 상무는 이들에게 서울대 경영학과 시절 겪은 터닝 포인트를 시작으로 여성으로서 겪은 다양한 경험담을 소개했다.

"당시 경영학과 신입생 238명 중 5명만 여자였어요. 신입생 환영회에서 한 남학생이 정색을 하며 '여자가 왜 경영학과를 왔니? 너 때문에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짊어질 남학생 하나가 떨어졌잖아'라고 쏘아붙이더군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김 상무는 "나는 이 일을 겪으며 적어도 집에서 소일거리 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며 "이후 큰 기업에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 회사 경영이나 사업을 일궈가는 길을 가고 싶어 삼성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1993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한 김 상무는 의류사업부문에서 신사복 공장과 여성복 직영점 근무를 거치며 현장 경험을 했다. 그러다 여자 6명으로 구성된 영업부서에 발을 들여 놓았다.

김 상무는 "당시만 해도 영업부서에 여자가 배치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여자의 강점을 살려 남자들보다 영업을 잘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나 '여자는 영업을 못한다'는 금기가 깨져 남녀가 섞인 영업팀이 구성됐다.

"이후 대리, 과장을 지나 팀장 자리에 오르니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이 고민되더군요. 처음에는 남자는 되는데 여자는 왜 안 될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리더십은 남녀 문제가 아니라 인내심과 포용력, 조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일이더군요."

김 상무는 이때 느낀 소통의 중요성을 참가자들에게도 강조했다. 그는 "힘든 부분이 있으면 항상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선후배와 고민을 나눠야 한다"며 "그래야 진심이 통하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에 참석한 삼성그룹 소셜미디어 여성팬들이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그룹
지난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에 참석한 삼성그룹 소셜미디어 여성팬들이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그룹
이날 참석자들은 김 상무의 강연에 지칠 줄 모르고 집중했다. 사회 초년생부터 대학생까지 여기저기에서 질문을 던지며 김 상무와 대화를 이어갔다.

김 상무는 배우자를 만날 때는 스펙보다 가치관을 보라고 조언했다. 김 상무는 "직접 겪어보니 외조는 운"이라며 "스펙 좋은 남자를 만날수록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해야 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육아문제를 고민하는 직장인에게는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려는 '슈퍼 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육아문제는 엄마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엄마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아이에게 알려주며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라"고 조언했다.

직장생활 3년차인 한 참석자가 요즘 일에 대한 회의가 온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김 상무는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려는 게 아니라면 회사 안에서 업무를 바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남녀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며 "서로 상대방의 장점을 배우며 같이 발전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체 임직원의 53%가 여성인 제일모직을 예로 들며 "여성들은 졸업성적과 면접 점수가 탁월하지만 막상 실제 업무에선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탓"이라며 "인간관계에 대한 예민함을 섬세함과 다정함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해요. 여성이 갖고 있는 단점이 있다면 그 부분을 인정하고 장점으로 바꿔나가세요."

이날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질문이 잇따르면서 예정된 강연 시간도 훌쩍 넘겼다. 강연이 끝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부산에서 온 한 참가자는 "김 상무의 강연을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며 활짝 웃음 지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김 상무가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지키며 살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며 "여성들의 고민을 정확히 짚어내고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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