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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창의적 탐험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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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캇 박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부문 글로벌 생산전략 및 TQM담당 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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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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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창의적 탐험가들
출장으로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퇴근 후 시간과 주말은 가능한 한 가족과 보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업무가 아닌 일로 팀 직원을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 한 달 전 본인이 개인적으로 꾸려가고 있는 비영리 단체의 세 번째 프로젝트의 심사를 도와달라는 요청이 발단이 됐다.

입사한 지 7년이 지난 이 직원이 비영리 단체를 조직한 것은 2011년이었다. 본인도 회사 업무에 이제야 자리를 잡아갈 시점에 대학생 친구들을 돕기 위한 단체를 조직한 것이다. 단체라고는 하지만 거창한 조직은 아니다. 오직 열정 가득한 본인의 마음과 머리 건강한 몸 그리고 약간의 사비를 투자해 시작한 일이었다.

사실 사원 직급을 뗀 지 얼마 안 되는 직원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가 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금 200만 원과 부수 비용을 들여 3년 째 대학생들을 상대로 공모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을 듣고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던 게 사실이다. 7.9%라는 높은 청년 실업률을 들지 않더라도 입학과 함께 시작하는 취업 준비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수업도 빠져가며 뛰어야 하는 아르바이트 등을 생각하면 요즘 청년들 신나는 일이 없어 보였는데 이런 훌륭한 프로젝트라니…. 나는 기꺼이 돕기로 했다.

‘Creative Explorers’, 창의적 탐험가들이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오직 이 직원과 함께하는 24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돕는데 시간을 기부하고 직접 행사를 운영하는 훌륭한 친구들이다. 거기에 더해 매년 이루어지는 공모전의 심사를 위해 본인의 인맥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직원 한 명의 뜻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주위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결집시키고 학생들의 멘토가 될 수 있는 사회인들의 참여를 이끌어 다양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여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었다.

첫 공모전은 ‘200만원으로 가는 기발한 여행’이라는 주제로 청년들의 창의성을 일깨우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낸 우승팀은 전통 장터 부흥을 테마로 캠핑카를 타고 전국 5개 장터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는 청년들의 놀이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로 ‘가장 신나는 파티 기획하기’를 주제로 정했는데 상금은 나눔이 가장 오래가는 행복이라며 미혼모를 위한 파티를 기획한 팀에게 돌아갔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이 파티가 한 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 단체를 돕던 직원의 친구 둘이 그 맥을 이어 올해도 행사를 열었다는 점이다. 직원 한 명이 뿌린 나눔과 기부의 씨앗이 줄기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는 ‘200만원으로 도전하는 가장 기발한 돈벌이’가 주제였다. 실업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창업을 테마로 잡고 쉽게 접근한 것이다. 나는 지난 주말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17개 팀의 발표를 평가하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안쓰러울 정도로 긴장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프로처럼 능숙하게 발표를 하는 팀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조금만 다듬으면 바로 사업화해도 될 만큼 훌륭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최종 우승팀이 되지 않더라도 나는 학생들이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배움을 얻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사회에 기부를 하거나 기여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대단한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대단한 것,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모든 일은 시작과 과정을 거치며 대단해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또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고려할 때 ‘내가 이만큼 여유로워지면’과 같은 단서를 단다. 하지만 불편한 수준의 기부는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것으로 시작해 이것이 습관이 되고 태도로 자리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3회를 맞은 이번 공모전에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다른 한 팀의 아이디어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 직원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친구들과 심사위원들에게 세 번째 팀의 실행을 도울 수 있도록 모금을 제안했다.

훌륭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나눔과 기부의 나무를 심고 그 나무를 숲으로 키워가는 과정에 함께 할 수 있어 나 역시도 뜻 깊은 경험이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렇게 작지만 창의적인 나눔과 기여의 씨앗을 심고 있을 모든 창의적 탐험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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