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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앙상블의 비결, 상대방의 소리 잘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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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엘라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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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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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라의 초콜릿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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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조용히 흥행괘도를 달렸던 영화 '마지막 4중주'(A Late Quartet). 이 영화는 25년간 함께 해온 현악 4중주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앙상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아무리 나의 연주가 뛰어나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소리를 듣고 맞추지 않으면 좋은 연주는 불가능하다. 4중주를 연주할 때 팀은 서로의 소리를 맞추기 위해 비브라토의 속도와 음색까지 맞추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서로의 소리를 맞춰 간다는 건 때론 희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의 소리만을 주장하다가는 팀의 조화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4중주'에서 그들이 연주하는 곡은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이다. 7악장에 이르는 이 긴 곡은 한 번도 쉬지 않고 연주하도록 쓰여 졌다. 따라서 한번 연주를 시작하면 중간에 악기의 줄이 풀려 조율이 맞지 않는 상황이 오더라도 멈출 수가 없다. 연주자는 줄의 조율이 틀려지면 틀려진 대로 손가락을 조절해 음정을 맞춰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는 모든 연주자들에게 해당된다. 따라서 이는 나의 음정뿐 아니라 상대방의 음정 역시 틀려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연주자는 그 음정에 화음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합주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 곡은 조율이 완벽하게 맞지 않아도 서로를 맞춰가며 살 수밖에 없는, 또 그래야만 하는 우리네 인생을 대변한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이 각박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부터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피력하는 것이 마치 당연한 일인 듯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며 살아온 것 같다. 옳고 그름, 흑과 백, 보수와 진보 등 이분법적인 사고 역시 강요당해온 듯하다. 사회는 점점 양극화 되어가고 우리 주변에서 '중도'라는 것은 점점 보기 힘들어 졌다.

합주에 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때로는 내 소리를 죽이고, 때로는 강조하는, 그래서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것이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의 소리를 들어줄 때,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되어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 낼 때, 연주 팀은 비로소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영화 속 현악 4중주 팀이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우리 사회에서도 울려 나오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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