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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세)법은 멀고 주먹(해지)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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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현정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세무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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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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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왕현정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세무전문위원
↑왕현정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세무전문위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어보았을 대표적 절세상품으로 연금저축이 있다.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를 받게 되면 저축과 동시에 내야 할 세금의 규모를 줄이거나 환급액을 키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다.

직장인만 소득공제되는 것으로 간혹 오해를 하지만 사실 소득이 있는 사업자의 경우에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전년도 불입한 연금저축액에 대해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소득공제가 된다.

저축만 하면 세금을 줄여준다고 하니 연말만 되면 연금저축 가입문의가 부쩍 늘어나게 되는데, 사실 연금저축만큼 까다로운 절세상품은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연금저축을 해지한 투자자들의 경우 의외의 세금폭탄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연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우선 연금에 불입한 돈은 가능하면 잊어라.

연금은 노후를 대비하는 금융상품이다. 아직 머나먼 미래지만 젊고 소득이 있을 때 십시일반 식의 저축이 있어야 노후를 대비할 수 있다는 현실은 냉정하다. 국민연금으로는 노후대비가 부족하다 보니 윤택한 내 노후를 위해 내가 책임지고 불입해야 하는 돈이 연금이다.

이 말은 연금이라는 상품은 노후 아닌 다른 목적에 대비하는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소리도 된다. 만약 불시에 큰돈이 필요하다면 적금도 깨고, 보험도 깨고, 만기가 안된 금융상품도 깨야 하겠지만 연금은 깨면 안 된다. 설령 위급사항이라도 가장 최후대상으로 남겨둬야 한다. 노후가 걱정된다면 말이다.

그런데 노후대비라는 말에서 주는 어감 자체가 연금지속의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먼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 다시 준비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것이다. 막말로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노후대비타령이냐 한다면 그 돈이나, 이 돈이나 매한가지 저축일 뿐이다. 다시 말해 연금 수령에 대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연금은 언제든 해지 가능성이 있다.

연금의 구조를 안다면 해지를 한 번 더 고려해야 한다.

연금가입자 중에 연금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연금의 특성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자.

첫째, 연금에 가입하면 수익은 발생하지만 이자, 배당소득은 발생하지 않는다.

연금계좌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다. 연금투자액을 예금상태로 두어도 일정 금리를 적용해 수익을 쌓아주게 되고, 주식형펀드나 해외펀드 등 다양한 간접금융상품 등에도 투자가 가능해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불어나는 수익에 대해 이자 혹은 배당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한 원금에 대해 수익상태로 증가한 부분은 세법에서 절대 이자나 배당으로 과세하지 않는다. 계속 수익상태로 쌓아두기만 하는 것일 뿐 과세는 미뤄지는 것이다.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수익은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순간 과세가 되기 시작한다.

둘째, 연금으로 받아야만 과세혜택이 유지되는 구조다.

연금가입으로 쌓은 수익이 연금소득으로 과세되면 이 때 3.3~5.5%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게 된다. 이자나 배당 같은 소득은 15.4%로 과세가 되기 때문에 수익이 같다면 낮은 세율로 과세할수록 그만큼 이익인 것이다.

그런데 피치 못하게 장기간 쌓인 수익을 연금으로 못 받고 일시에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법은 개개인의 사정을 봐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 기타소득으로 보아 22%로 세금을 부과하고 300만원 초과 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사망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해지한 경우라면 16.5%로만 낮게 과세한다고 돼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낮은 세율은 아니다. 과세혜택을 고려한다면 해지로 인한 일시금 수령보다 연금수령이 나을 것이다.

셋째, 해지로 인한 기타소득이 300만원이 넘게 발생하면 22% 세금만으론 안 된다.

기타소득은 종합소득의 일부분으로 그 금액이 3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필요(사망으로 일시금 수령하는 기타소득은 제외)로 한다. 따라서 일시금으로 지급 받을 때 미리 22%의 세율로 원천징수를 했다 하더라도 종합소득세율인 6.6~41.8%의 세율로 정산을 해야 한다.

즉 매년 5월마다 있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게 된다는 얘기다. 신고절차는 생각만으로도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22%보다 낮은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는 소득자라면 의외로 소소하게 환급세액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높은 세율을 이미 적용 받고 있는 경우 기타소득 합산신고로 인해 추가로 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세의 의무가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행하기도 번거롭고 과세규모가 증가하는 것을 납세자측면에서 달가워 할리 없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기타소득이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수령하는 것이 속 편할 수 있다.

넷째, 소득공제를 받은 원금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직장인 대다수가 소득공제의 효과를 노리고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소득공제를 받아 연말정산 시 세금절감의 혜택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이 혜택을 도로 뱉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나마 연금목적에 맞게 연금수령하면 소득공제 받은 저축원금 역시 연금소득으로 과세가 되고 연간 1200만원 이하 수령 시 대체로 5.5% 이하의 낮은 세율로 과세가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금 수령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기타소득이 된다. 기타소득 대상 원금은 300만원을 초과해 환원하면 22%의 세금을 뗌과 동시에 다음연도 5월에 종합소득신고를 해야 한다. 연금소득수령 혹은 해지해서 한꺼번에 기타소득 수령, 어느 쪽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는 상황에 맞게 판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지하지 않고 연금으로 수령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앞서 연금저축의 해지에 대한 세제상 불이익에 대해 설명했는데, 해지하고픈 마음을 꾹 참고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면 그 인내심에 박수를 보낼 일이다. 그러나 사실 해지뿐 아니라 연금수령 시라도 과세함정에 빠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착실히 불입한 금액 중 연금한도 내로 수령만 하면 5.5%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 받게 되니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분리과세 한도인 1200만원을 초과 수령한 과세연금수령액은 그 총액이 종합소득으로 포함돼 5.5% 과세한 보람도 없이 종합소득세율(6.6%~41.8%)을 적용 받게 된다.

대체로 신고절차의 복잡성과 추가 납세액을 고려해 볼 때 종합소득신고를 기피하는 일이 다반수인 현재 세무신고현실을 감안하면 그다지 환영 받을 상황이 아니다. 물론 세법을 아는 전문가입장에서 보면 과세연금수령액에서 연금소득공제도 적용할 수 있고 누진세율이 늘 높기만 한 것은 아니니 신고를 통해 더러는 환급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골치 아픈 혜택을 자진해서 받으려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법은 단순하고 명료할수록 이해가 높아진다. 하지만 단순 명료한 법을 적용하지 못하는 예외상황이 계속 발생하게 되면 법이 확장되기 시작하고 추가된 법조항이 본래의 법 취지를 반하게 되는 경우도 수없이 발생하게 된다. 필자 생각에는 현재 연금과세체계가 그러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결국 강력한 세제 유인을 해주지 않는다면 연금제도는 이상향에 불과하다.

내 연금저축을 노년기에 이르러 지급받았는데 원천징수로만 끝나지 않고 종합소득신고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되면 어떨까? 대다수 국민이 소득세신고를 세무전문가의 도움없이 혼자 하는 것은 극히 드문 상황에서 만약 제대로 된 연금 소득세 신고를 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가산세 등으로 납세자에게 전가하는 현 세법규정을 노후 연금수령자들은 쉽게 수긍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엔 정답이 없지 않나? 저축의 의미도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고 연금은 그 저축 중 노후를 대비하는 자금일 뿐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시기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해야 할 자금이 맞긴 하지만 해지와 관련해 세법이 아무리 과세협박을 해도 연금저축에 대한 해지 가능성은 늘 있다. 해지불이익을 강조하기보다는 노후에 수령하면 그 동안 연금저축을 유지한 것에 대한 세제보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편이 중도해지에 대한 고비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해지까지 참아가며 유지해왔더니 '연금 받고도 종합소득 신고를 할 수 있다'라는 애매한 규정으로 허탈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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