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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무산과 日에서 날아온 '리설주 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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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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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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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보는세상] 北, 갑작스런 무산 통보… 발표 1시간 전 무슨일이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무산과 日에서 날아온 '리설주 추문'
왕조 국가에서 왕이나 왕실을 '능멸'하는 일은 상당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업신여겨 깔봄'이라는 뜻을 가진 능멸은 왕의 위엄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됐다.

북한은 겉으로는 공화국을 표방하면서도 3대째 세습을 이어온 실질적인 왕조국가나 다름없다. 자신들이 일컫는 '최고존엄'에 대한 업신여김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어깃장을 부리는 차원을 넘어 '전쟁 불사'까지 선언하는 등 남북 관계를 극단으로 몰고 갔다.

2011년 6월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자의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사용하자 북한은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보복 위협을 했다. 2012년 4월에는 속칭 100회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당시 행사 비용이면 옥수수 얼마를 사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등 이야기가 한국에서 나오자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복수의 성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 등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리더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 '최고존엄'으로 표현하는 북한 사회는 그만큼 특수성이 있다. '장군님들'에 대한 능멸을 중대 도발로 간주할 법 하다.

북한은 25일부터 예정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갑자기 무산시켰다. 2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다. 수십년간 떨어져 있던 북에 둔 형제·부모·자식을 볼 희망에 부풀어 있던 이산가족들에겐 상봉 나흘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발표는 '최고존엄 모독' 관점에서 바라보면 타이밍상 묘하게 겹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연관된 추문이 보도된 이후 즉각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무산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을 인용해 리설주와 연관된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9명이 처형됐다는 소식이 처음 보도된 것은 21일 오전 9시30분쯤. 이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관련된 '포르노'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예술단 단원 9명이 지난8월 공개 처형됐다는 소식이 퍼졌다. 이산가족 상봉 무산 성명 발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리설주 추문 소식이 북한을 자극했다는 것을 추정하기는 어렵지 않다.

리설주 성추문설 같은 '북의 왕비'가 연관됐다는 '좋은 먹잇감'을 한국 매체에서 놓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씁쓸한 대목은 오매불망 기다리던 이산가족의 심정을 고려하면 너도나도 재미로 '북한 왕비 추문'을 추종하는 것을 자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문득 머리를 스치는 음모론 하나.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산가족 상봉 나흘을 앞두고 굳이 리설주 추문을 보도한 이유가 뭘까. 북한 정권의 심리를 잘 알고 한국 매체들이 추종하기를 바랐던 것이 아닐까.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숨은 의도에 속아 넘어갔다면 일본은 북한에 대해 잘 아는데, 우리는 아직도 북한을 너무나도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이산가족의 창자를 끊는 듯한 아픔에 대한 배려도 '남의 일'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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