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부동산시장 투자컨설팅 업계의 새 먹거리는 리테일 부문이 될 겁니다."

지난 6월부터 영국계 부동산컨설팅사인 세빌스의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전경돈 대표(사진)는 부동산 서비스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동안 세빌스를 비롯한 동종업체의 매출은 주로 업무용빌딩 관리(PM)와 임대서비스(LS)에 의존해왔다. 세빌스도 지난해 PM과 LS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90%를 올렸다. 하지만 최근 업무용빌딩 수익이 점차 줄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전 대표는 "효율성 제고를 통한 기존 투자처의 수명도 1~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서비스가 매출구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리테일 시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시장 흐름에 맞춰 국내 리테일 시장 투자자를 위한 종합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흩어져있던 리테일 서비스 관련 부서들을 통합해 본부를 신설했다.

그동안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리테일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전 대표는 그 요인으로 △비싼 땅값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대기업 중심 시장 독과점 △리테일 운용 노하우 부족 등을 꼽았다.

하지만 최근 투자를 막고 있던 장벽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국내보다 땅값이 비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뉴욕 등에서는 리테일 부문 복합개발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호텔과 업무용빌딩을 결합한 여의도 IFC몰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어 글로벌 SPA브랜드가 국내 쇼핑몰의 앵커 테넌트로 자리를 잡으면서 리테일 시장 독과점을 무너뜨렸다. 자본력을 갖춰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대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리테일 운영 인력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향후 노하우가 축적된 인재들을 영입해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가 리테일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은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2000년대 중반 ING리얼에스테이트가 투자해 고전하고 있던 인천 로담코플라자(디몰) 총괄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당시 20%가 넘던 공실률을 3%대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냈다.

그는 이참에 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회사를 부동산 개발 초기 금융부터 투자금 회수까지 관여하는 부동산 종합서비스업체로 한 단계 성장시킬 계획이다.

전 대표는 "대형 개발사업에 참여해 수익성 점검과 컨설팅, 리테일 운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여기에 파이낸싱과 투자 노하우를 접목한 종합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빌스는 현재 파이낸싱 서비스를 위해 증권사와 연계를 모색 중이다. 이 밖에 향후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동산 관련 연구 및 조사 컨설팅 수주도 늘릴 방침이다.

전 대표는 "새로운 비지니스를 발굴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다면 자연스레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돈 세빌스 대표이사 이력]

◆학력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경영관리학과 졸(200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마인어과 졸(1995년)

◆경력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전무
△ING리얼에스테이트자산운용㈜ 국내투자부문 총괄 담당 전무
△코리아에셋어드바이저즈(KAA) 임대마케팅부문 상무
△BHP코리아 투자자문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