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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증빙 하세요"… 대출 퇴짜맞는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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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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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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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몰락-10회·끝] 변화하는 시대, 몰락하는 전문직

[편집자주] 직업명 끝에 '사'가 들어간 전문직을 성공의 징표로 보던 때가 있었다. 이제 전문직의 입에서도 하소연이 나오기 시작했다. 낮아진 문턱과 경쟁 심화로 예전의 힘과 인기를 잃어버린 전문직의 위상을 돌아본다.
지난 1월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2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 많은 좌석이 비어 있다. 제42기 사법연수원생의 취업률은 지난해 보다 6% 늘어난 46.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역시 취업 한파 영향은 비켜가지 못했다. 지난해와 같이 사법연수생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진=뉴스1
지난 1월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2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 많은 좌석이 비어 있다. 제42기 사법연수원생의 취업률은 지난해 보다 6% 늘어난 46.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역시 취업 한파 영향은 비켜가지 못했다. 지난해와 같이 사법연수생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진=뉴스1
# 최근 한 시중은행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제공하던 대출금리 우대 관행을 없애기 시작했다. '자격증'만 갖고 은행을 방문했던 전문직들은 "소득증빙 서류를 가져오라"는 말에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 국민은행이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상품 'KB닥터론'과 법조계 전문직들에게 제공하는 'KB로이어론'의 대출 잔액은 2010년말 4181억원에서 지난해말 3665억원으로 줄었다. 과거에는 저렴한 대출금리와 조기상환 수수료 면제로 전문직들 사이에 큰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은행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퇴짜'가 늘었다.

전문직들의 몰락 속도가 심상치 않다. 경기 악화와 자체 경쟁 심화, 정부 정책과의 불협화음이 어우러지며 전문직들마다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요즘 법원에 일반회생을 신청하는 이들 중 절반 가량은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라고 귀띔했다.

대부분의 전문직들이 꼽는 첫번째 위기 원인은 '경쟁 심화'다. 3년내 2만명 시대를 맞는 변호사, 매년 2000명씩 늘어나는 약사, 10년새 2배 가량 늘어나 1만명 시대를 맞은 세무사 등은 공급 과잉으로 위기를 맞았다.

회계사 인력 공급은 크게 변화가 없지만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한 대형 회계법인의 당기순이익은 고작 4000여만원에 불과했다. 치과 개업의나 약사, 수의사들도 대형자본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의사들은 포괄수가제 등 비현실적 의료급여 관련 정책에 직격탄을 맞았고, 한의사는 각종 건강식품과 비아그라의 대중화 등으로 파이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문직의 몰락은 이미 예견돼왔다. 법학전문대학원, 의·치학전문대학원,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등이 도입됐고, 이를 통해 직종별로 매년 수천명의 전문직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 사법연수원생은 "전문직 자격시험은 속칭 '돈 없고, 백 없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유일하게 사회적 지위를 바꿀 수 있는 '용 나는 개천'이었다"며 "전문직종의 처우 몰락은 결국 경제력에 따른 사회적 계층 등을 고착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력 공급이 늘어나면서 과거 소수 전문직 종사자가 신비에 쌓여 누렸던 혜택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전문직 종사자들의 처우는 나빠지지만 우리 사회에서 법률서비스, 의료서비스 등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계층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또 "IMF 외환위기 이후 직장 생활이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전문직 '자격증'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며 "일부 직업 안정성만을 바라보고 전문 직종에 투신한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소명 의식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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