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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 21세기 정부와 기업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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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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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 21세기 정부와 기업의 책무
“연준의 임무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으로서 우리는 모든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기회를 보장하고 물가를 억제해 성장의 혜택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금융 시스템을 보호할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연준 최초의 여성의장에 지명된 자넷 옐런이 한 말입니다. 물가안정만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들로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은 발언이며 그만큼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보다 중요한 점은 21세기에 접어들어 경제의 패러다임이 ‘성장’에서 ‘고용창출’로 바뀐 것을 잘 나타내는 말이란 것입니다.

20세기와 21세기 간의 변화를 사회학자들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합니다. 첫째, 오지, 극한지대는 물론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북한에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트 비행기와 초고속 열차 및 널리 보급된 휴대전화 등 교통∙통신수단의 발달로 지구촌이 하나가 된 ‘글로벌라이제이션’, 둘째, 백신∙치과∙의술 등 보건위생의 발달로 백세시대를 연 ‘인구 고령화’, 셋째, 민주주의의 심화에 따른 여성인권의 신장과 보편적 교육에 의한 ‘여성의 사회적 역할증대’. 이러한 특징은 노동시장 환경을 바꿨으며 정부와 기업의 책무에 대한 변화를 요구합니다.

20세기 정부는 작은 정부로서 국민의 혈세를 아낄 줄 알아야 했고 기업은 수출 등으로 많은 이익을 거두고 많은 세금을 냈으며 일자리도 늘리고 국민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기업은 싼 임금과 비전투적 노조를 찾아 다른 나라에 공장을 짓거나 공장을 자동화해 이익을 내어도 본사 소재지 국가의 세금이나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고 경제성장 기여도도 크지 않습니다.

은퇴 후 일정기간 뒤면 사망하던 노년층은 고령화의 진행으로 은퇴 후 30~40년 후에야 생을 끝내게 되므로 부족한 은퇴자금을 메우기 위해 자녀세대와 일자리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찾기보다 결혼준비를 하던 여성들은 이제 직장생활을 통해 자아와 행복을 찾고 결혼대신에 단독 가구주로 남기도 합니다.

끼니를 때우는 게 대부분 가구의 중대사였던 20세기엔 가계의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의 비율인 엥겔계수가 중요했지만 영양과다로 고혈압∙당뇨병 등 현대병을 걱정하는 21세기 국민에게 먹고 입는 것은 작은 일이고 타인에게 내미는 명함에 적힌 직장이야 말로 인간적 존엄의 징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의 책무를 단순한 국민 혈세의 절약에서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노년층의 부족한 은퇴자금을 메워주기 위한 재정지출을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성장이 곧 일자리 창출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고 노동시장의 변수가 아니던 노년층과 여성이 일자리를 찾는 새로운 노동시장 환경에 맞추어 21세기 정부는 성장이 아니라 고용창출을 국정의 제1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정부의 조직 등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추어 바뀔 때입니다.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기획재정부는 고용재정부로, 경제수석은 고용경제수석으로, 고용노동부는 고용창출의 주역인 기업 경영진과 노조 간 갈등해결 등 노동시장 환경개선에 포커스를 맞춰 노동부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성장과 고용을 자동 담보하던 수출∙투자와 고용창출의 상관계수가 현저히 낮아진 21세기 정부에서 대통령 주재의 수출∙투자 확대회의는 고용∙성장 확대회의로, 수출기업 표창은 고용창출 기업 표창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고용창출의 엔진인 기업은 자선행위 등 비영업성 사회적 책임 활동에서 나아가 고용증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완결시켜야 할 것이며 21세기 기업의 CEO는 자신의 엄청난 거액 연봉을 창조적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정당화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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