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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 '우리의 독특함'이라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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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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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 '우리의 독특함'이라는 아이러니
얼마 전 한국에서 열린 세계 100여개 국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참석한 대규모 국제 행사를 조직하는데 참여했었다. 행사는 다행히도 잘 끝났고 한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닷새간의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외국’이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몇 가지 관찰한 바가 있어, 이렇게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행사에서 내 역할은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은 국내외 언론사 수백 곳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내가 행사 기간 동안 언론 관리를 계획하는 내내 귀에 못이 박이게 들은 말은 한국 언론은 외국 언론과 다를 뿐만 아니라 ‘독특’하며,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취급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한국 언론이 뉴스를 취재하는 방식은 다른 나라 언론과 다를 수 있다. 한국 언론이 생각하는 한국의 독자층이나 시청자 층에게 중요한 내용도 역시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 언론이라는 하나의 그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것은 다른 수많은 세계 언론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외국’ 언론이라고 묶어버리는 것으로서, 한국 언론과 외국 언론, 두 그룹 모두에게 공평하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언론이 ‘한국적임’ 때문에 독특하다지만, 그 안에서도 정치적 성향, 언론이 우세한 지역, 독자 수, 주목하는 내용 등의 측면에 있어서는 매우 다양하다.

간단히 말해서 독특함을 주장하는 것은 유사성 보다는 차이점을 강조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문화의 가교역할을 하는 대신 문화적 차이를 벌리고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한국인 대다수는 해외를 여행할 때 외모 상 ‘아시아인’이란 이유로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 분류되거나 또는 북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을 기분 나빠하며, 또 그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여행할수록 아시아인을 잘 만나보지도 못했고 형질과 외모, 언어가 서로 다른 아시아 국가 사람들에 대해 익숙하지도 않기 때문에 인종 차별주의적 일반화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역사적으로 한국인들은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해왔고 자신들의 한국인다움을 알리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은 스스로에 대해서는 ‘독특하다’고 해석하면서도 한국인이 아닌 경우 지극히 일반화를 시켜서 ‘외국인’, 달리 말하면 ‘우리가 아닌 나머지’ 라고 분류하는 일이 너무 많다.

이런 사고방식은 다른 무엇보다도 고정관념의 연장으로 이어진다. 이번에 참석했던 국제 행사에서 본 것처럼 ‘외국인들이 좋아할 한국의 모습’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 ‘외국인들이 알고 싶어하는 한국’ 등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종종 부정확한 일반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추측하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어떠한 모습에 진정으로 매력을 느끼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대신에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만을 반영하게 된다.

일례로 나를 보러 해외에서 온 친구들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외국인들의 입맛에 어필하기 위해’ 만든 비빔밥 요리 보다는 서울 시내 길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어묵과 떡볶이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길거리 음식이 불결하다거나 ‘한국의 좋은 (현대적인) 이미지’가 아니라는 우려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기를 꺼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화와 추측들은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의 더 많이, 더 지속적이고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록 점차 감소할 것이다.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한국 사람들도 나이, 지역, 종교나 정치적 신념 등 많은 면에서 저마다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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