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클 지옥' 한국시리즈 티켓 예매…해법은?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응원전을 펼치는 관중들 /사진= 뉴스1

치열했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막을 내리고 정규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와 4위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를 앞둔 가운데 경기 티켓 예매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관객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티켓판매 방식이 암표 판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티켓 예매는 웹에서는 '지마켓'(www.Gmarket.com) 단독으로 진행되고, 모바일에서는 '지마켓'과 '티켓링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된다.

지마켓의 경우 안내문을 통해 '예매시작 전에 로그인하고 대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티켓링크 관계자도 "별도의 대기번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매시작 전에 앱에 접속한 순서대로 예매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지된 예매시간 이전부터 로그인을 권장하고 그 접속 순으로 예매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인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예매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미리 접속해야하는 시점의 기준이 없어 '무한 경쟁'이 일어나고, 그에 밀려난 일반인들은 결국 '암표'의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예매를 시도한 직장인 정모씨(29)는 "사실 평일에 진행되는 티켓예매를 위해 몇시간씩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전문적으로 표를 사서 파는 암표상이나 몇시간씩 매달려서 사는 것 아니겠냐"고 씁쓸해 했다.


실제로 예매시작 시간 접속해야하는 시간의 기준이 따로 없다보니 다소 얌체같은 '꼼수'들까지 동원되고 있다. 미리 접속해있더라도 로그아웃 돼버리면 무효가 되기 때문에 예매시간까지 로그아웃되지 않도록 일정시간마다 자동으로 '새로고침'을 해주는 '매크로'(동일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주는 프로그램)까지 활용되고 있는 것.

웹에서는 지마켓 단독으로 예매가 진행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준플레이오프가 예매가 진행된 6일과 7일, 플레이오프 예매가 진행된 17일과 18일 모두 서버 폭주로 일부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KBO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는 KBOP(KBO Property) 광고 및 스폰서 담당자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선 이 방식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서버가 통합돼 있지 않으면 중복발권 문제 등이 발생한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하나의 업체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마켓 만큼 한꺼번에 많은 트래픽을 소화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고, 그와 관련한 노하우를 가진 업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 예매시스템 솔루션 업계 관계자의 말은 달랐다. 이 관계자는 "현재 포스트시즌 예매 진행방식은 지나치게 업계 편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바일과 웹 모두 한 개의 메인 서버에서 정보를 가져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웹만 중복 발권 문제 때문에 G마켓에 독점으로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티켓 판매 업체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 좀 더 쾌적한 예매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 관계자는 "명절날 진행되는 KTX 예매의 경우 예매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대기열을 만들어서 대기자 순으로 예매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마켓과 티켓링크처럼 특정 기준 시간도 없이 예매시간 이전 접속을 기준으로 예매가 진행되면 상당한 비효율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