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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사태 불똥 튄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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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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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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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막히자 긴급구호…A등급 이하 인수액 2100억원
신속인수제 지원액도 3100억원…1년새 실적 1조↓ 상황악화

동양사태의 불똥이 KDB산업은행으로 옮겨 붙었다.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등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도 위기에 놓인 부실기업 지원 부담이 산업은행으로 넘어온 것.

2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신용등급 A+ 이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산업은행이 인수한 물량은 210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발행된 A등급 이하 전체 회사채(7900억원)의 25%를 웃도는 규모다.

공모시장 외에 회사채 차환지원제도(신속인수제)를 통해 최근 두달 동안 인수한 A등급 이하 회사채도 한라건설(BBB+·880억원)과 현대상선 (29,900원 보합0 0.0%)(A-·2240억원) 등 3100억원이 넘는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코오롱그룹 5개 계열사가 발행한 1800억원 규모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가운데 1100억원 어치도 매입보증을 섰다.

동양 사태 불똥 튄 산업은행
동양그룹 사태가 터지면서 비우량기업의 마지막 자금줄이었던 개인 투자자마저 회사채 시장에서 등을 돌리자 정책금융기관의 맏형 격인 산업은행이 직접 '긴급구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그룹 사태 이후 A등급 회사채 발행금리가 3%포인트 뛸 정도로 시장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시장 안전판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9년 산업은행에서 분리 출범했다 내년 재통합을 앞둔 정책금융공사도 측면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21일에 있었던 두산인프라코어 (10,650원 상승100 0.9%) 회사채 수요예측에 유일하게 참여해 600억원어치를 주문했다. 지난 7일 동부제철 (15,250원 상승450 -2.9%)(BBB)이 실시한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2년물 수요예측에서는 절반인 200억원을 인수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문제는 범산업은행 계열의 정책지원 여력이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의 지주사인 KDB금융그룹은 이미 올 상반기 4336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 규모가 55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실적이 1조원 줄어든 셈이다.

그나마 상반기에는 최근 10년여 동안 순이익을 낸 덕에 STX그룹 대손충당금과 회사채 손실 등으로 8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떠안으면서도 4000억원대 적자로 선방했지만 최근 동양그룹 사태로 5000억원의 여신 부담을 진 데다 비우량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서면서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으로 총대를 메는 것까진 좋은데 거래 기업들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걱정"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일반 시중은행이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으로도 부실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14,950원 상승50 0.3%), STX조선해양 (14,950원 상승50 0.3%) 등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자율협약을 이끌고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자산은 총 48조5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내년 7월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면 재정상태가 더 악화된다는 분석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공사와 합병하면 5년 전 분리 당시 정책금융공사에 넘겼던 무수익자산 15조원을 다시 가져오면서 매년 6000억원의 이자 부담을 져야 한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되면 통합기관의 정책금융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아직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의 총 자본금은 지난 6월 기준 17조7000억원으로 정부 출자금이 9조2500원, 지난해까지 흑자로 남은 이익잉여금이 7조9000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자본금을 추가 출자하는 등 국민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순수한 국책은행도, 시중은행도 아닌 모호한 위치라 자칫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에도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부실기업 지원에도 원칙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등급 이하 회사채 규모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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