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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섣부른 주홍글씨, 좀 더 머리를 맞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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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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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수 일째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 화제다. 이미 20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이 법안에 대하여 반대 서명을 했다. 여의도의 선량들께서도 이 바쁜 시기에 이 법안의 효용성에 관하여 갑론을박을 거듭하고 있다. 논쟁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창조적인 것이기에 정과 반의 대립, 그리고 변증의 성장통을 통해 하나의 의견으로 합쳐지고, 그 과정 속에서 악화는 구축되고 양화가 선택받게 된다. 그러하기에 각자의 본질을 꿰뚫는 예리한 언어의 대립은 비합리성으로 점철된 이 사회에서 오히려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하 법안)이라는 길고 생소한 이름의 이 법안을 둘러싼 현재의 주요 논쟁의 쟁점 중의 하나는 게임이 다른 4대 중독 대상인 도박, 마약, 알코올과 과연 같은 위치에 놓일만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중독물질이라는 이름으로 도박이나 마약, 알코올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또 다른 철학적 가치의 문제이니 일단 남겨두기로 하자. 마약과 알코올은 중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이기에 일정 수준 이상을 사용할 경우 신체적 관점에서 중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편 도박도 원칙적으로 금지된 행위이고 법률에 의하여 경마와 같이 특정 종목이나 강원랜드라는 일정 지역에서의 도박만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또한 각종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를 국가에 의한 관리의 대상으로 삼거나, 나아가 생산·유통·판매의 금지나 광고제한 등의 엄격한 규제를 가하더라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런데 게임은 신체적 측면이나 정신적 측면에서 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충분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다. 게임에 대한 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도박, 마약, 알코올과 같은 수준의 중독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인지도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더구나 이미 사행성 게임물은 별도로 등급분류 등의 절차를 통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선정성이 극히 강해 음란물에 이를 정도의 게임의 경우에도 그에 따라서 상응하는 규제를 받고 있다.

청소년 보호라는 게임물 특유의 규제의 필요성과 목적을 생각해 보더라도 이 목적이 게임물을 마약과 한 덩어리로 묶어 관리하여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청소년 보호법에서는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그에 따라 밤 12시 이후 청소년에게 게임물 제공을 금지하는 소위 강제적 셧다운제와 인터넷 게임 중독 등의 피해 청소년에 대한 지원에 관한한 규정이 마련되어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게임개발자들이나 이용자들이 이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개발자들이 즐겁게 만들어 왔고, 이용자들이 즐겨온 게임에 도박, 마약, 알코올과 같은 수준의 '중독물질'이라는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는 것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만약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 규제의 메스를 댄다면 지금까지 산업진흥의 측면에서 자유롭게 허용되고 진흥의 대상이 됐던 게임이 과연 마약, 도박, 알코올에 상응하는 만큼의 중독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이 검토는 의학적인 검토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구, 게임 규제에 관한 법률적 검토까지 망라한 종합적인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평등의 원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의미다. 중독의 여지가 있다고 해서 모두 동일하게 중독 물질로 규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임이 도박, 마약, 알코올과 동등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라면, 그리하여 게임 산업도 그와 동등한 수준으로 규제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그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진행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더 줄이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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