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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은의 고민… 돈이야 도토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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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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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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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인정하는 나라들은 왜? 당국 "예의주시"

'비트코인' 한은의 고민… 돈이야 도토리야?
세계적인 관심대상으로 부상한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두고 통화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아직까지는 '화폐'의 영역에 진입한 것도 아니고, 가까운 미래에 기존 통화를 대체하는 지급결제수단으로 부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지만 거래가 늘고 사용처가 증가하면 정책당국도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박원식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비트코인 활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발행한도가 정해져 있고 수요증가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며 가격 급등락 가능성이 커 우리나라에선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이 의도치 않아도 비트코인 거래가 확산되면 합법, 불법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당국의 규제영역을 벗어나 있는 비트코인 거래가 지하경제의 원천으로 작용하거나 탈세나 범죄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의 효과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돈도 아닌 것이, 도토리·포인트도 아닌 것이"
비트코인이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가상화폐다. 발행기관의 통제 없이 P2P(다자간 파일공유)로 거래된다.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면 얻을 수 있는 화폐로 향후 100년간 2100만 비트코인만 채굴되도록 프로그램화돼 있다. 거래소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우리가 쓰는 '돈'과는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현재 법정화폐는 그 자체로는 내재가치가 없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해 강제통용력을 부여함으로써 화폐의 기능을 한다. 비트코인도 자체로는 내재가치가 없고 거래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선 유사하지만 중앙은행 같은 권위 있는 기관에서 발행하는 것은 아니다.

발행주체가 없는데도 비트코인이 거래에 쓰일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그만큼 보유하게 되고, 다른 사람도 화폐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는 믿음이 기반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 사용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도토리(SNS사이트 '싸이월드'의 가상 화폐)나 마일리지, 포인트와도 차이가 있다. 도토리도 법정화폐는 아니지만 돈처럼 쓸 수는 있다. 마일리지, 포인트로도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도토리, 마일리지, 포인트는 특정 기업이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갖고 발행하며 제한된 사용처에서만 쓸 수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시스템만 갖춰지면 지리적, 물리적 제약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화폐 인정 국가 등장… 아직은 눈치보기
독일 재무부는 올 8월 비트코인을 공식화폐로 인정했고 미국에선 연방 선거운동 후원금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웃 나라인 중국에선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해졌고 집까지 살 수 있다. IT(정보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뒤늦게 붐이 일었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각국이 '눈치보기'를 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리적 제약이 없는 비트코인을 한 나라에서 규제한다고 해도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이 당국의 규제가 닿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화폐시스템 영역을 침범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을 공식화폐로 인정하는 곳들도 법정통화는 아니지만 화폐로서 기능을 인정해야 규제나 법적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화폐시스템 흔들까 보조화폐로 끝날까"
'비트코인' 한은의 고민… 돈이야 도토리야?
비트코인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올 들어 본격화됐다. 그러나 단기간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더 이상 남의 나라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경제의 '새로운 현상'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파리바게트 인천시청역점이 국내 비트코인 1호점으로 문을 연 것도 그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발행량이 제한돼 있어 가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투기' 목적으로 이용되기 쉽고 해킹에 취약한 등 보안 문제가 있어 기존 화폐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위원은 "아직까지는 가치가 불안정하고 사용처도 제한적이라 기존 화폐시스템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제한된 영역에서 사용되는 보조화폐로서 살아남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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