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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조급한 TPP 참여가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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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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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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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조급한 TPP 참여가 우려되는 이유
정부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지난 11월 15일 공청회 개최에 이어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참여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재 TPP에 참여중인 미국, 일본 등 12개국은 전 세계 GDP의 38%, 전체교역의 28%를 차지하고 있고, 참여국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특히 WTO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주요 선진국과 개도국이 고루 참여중인 TPP에서 향후 제정할 무역규범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다. 정부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도 최대한 빨리 TPP 협상에 참가하여 통상이익의 확보와 함께 무역규범 제정에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TPP 참여는 우리 농업뿐 아니라 국민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어느 때 보다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즉 TPP 참여의 시기가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좀 더 치밀한 TPP 참여국들의 협상동향 파악과 협상전략 마련, 국내 산업에 미치는 엄밀한 영향분석과 국내 수용대책 등이 마련된 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그 이유를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주도로 추진 중인 TPP는 '예외없는 관세철폐' 원칙하에 기존 양자간 FTA의 시장개방 요구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가 체결한 기존 FTA는 정부가 매번 FTA 협상이 타결될 때마다 자평한 바와 같이 한국산업의 특성을 감안하여 상대국별로 차별적인 협상 전략을 구사하여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TPP는 모든 품목에 걸쳐 우리가 기 체결한 FTA의 최고 수준에 달하는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모든 관세의 완전 철폐를 추구하는 TPP 참여는 ‘농산물시장 전면 개방’이란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TPP 협상은 현재 기존 미국, 호주 등 12개 참여국간에 협상내용이 거의 알려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이것 또한 TPP 참여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고, 무작정 빨리 뛰어드는 것이 능사가 아닌 아유다. 우리가 산업부문별로 추가 개방 폭이 얼마가 될지, 개방수준이 산업별 업종별로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인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다.

셋째, 현재 진행 중인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 우리가 TPP에 참여할 경우 비참여국인 중국과의 FTA 협상에서 농수산업과 생활용품산업 등을 포함한 우리의 민감산업 보호를 위한 협상전략 구사에 차질이 우려된다. TPP 협상을 통해 우리가 높은 수준의 자유화조치를 취한다면 중국은 최소한 그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우리에게 요구할 것이므로 현재 2단계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FTA 협상에서 우리 취약산업의 민감성 반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넷째, TPP 참여시 미국, 영연방 3국(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칠레 등이 자국 통상이익 확보 차원에서 공세적으로 추가적인 시장개방 요구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미국은 쌀, 쇠고기 등 자국 관심품목에 추가개방, 칠레는 한-칠레 FTA 협상에서 DDA협상 타결 이후로 무역자유화 조치가 유보된 재협상품목의 조속한 처리,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한-미 FTA 수준의 축산 및 낙농품 개방 확대 요구가 예상된다.
현재 한국 농업은 미국, EU 등과의 FTA 발효 이후 값싼 수입 농산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과의 본격적인 FTA 협상 추진과 2014년 말 종료 후 관세화 조치를 통한 쌀 시장개방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업종별, 품목별 면밀한 영향평가와 대책마련 없이 TPP에 참여한다면 농업 등 취약산업 부문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사회적 갈등을 부채질 할 것이다. 정부가 국내 수용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TPP 참여를 결정한다면 막대한 사회적 갈등만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실제 우리가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던 자동차 산업도 현재 TPP 참여에 반대하는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TPP 공식 참여 결정은 먼저 농업을 포함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검토가 이루어진 후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오히려 좀 더 차분하게 기존 한-미, 한-EU FTA에 대한 사후평가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한중 FTA 협상에 대비한 효과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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