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승용차 부진, SUV 약진 뚜렷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승용차 부진, SUV 약진'이다. 레저 열풍에 SU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놓고서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기아자동차 '모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 왔다.

12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11월 승용차 판매는 11.1% 감소한 31만8870대였다. '제네시스 쿠페'(-69.7%), '벨로스터'(-37.9%), 'i40'(-32.2%), '제네시스'(-33%), 'i30'(-32.2%), '쏘나타'(-12.0%), '아반떼'(-14.8%), '엑센트'(-3.4%)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그랜저'가 0.4%, '에쿠스'가 39.7% 각각 늘어난 게 눈에 띠는 정도다. 신형 '제네시스'가 사전계약만 1만대 가량 몰리면서 낙폭을 만회하겠지만 전년대비 플러스는 쉽지 않다. 승용차의 약세는 '쏘나타'의 모델 노후화, '제네시스'의 대기수요 증가 등이 주요인이었다.

반면 RV 차량 판매는 26.6% 급증했다. 누수 논란에도 불구하고 '싼타페'가 24.8%의 판매 신장세를 보였고 '투싼ix'도 15.7% 늘었다. '베라크루즈'만 8.2% 줄었다.

기아차도 대동소이했다. 승용차가 7.5% 감소했고, RV가 1.1% 줄었다. 모델별로는 'K9'(-31.5%), '레이'(-38.7%), 'K5'( -21% ),'프라이드'(-30.1%),'모닝'(-0.7%)등의 감소세를 보였다. 불경기 때 잘 팔린다는 '모닝'과 '레이' 등 경차도 힘을 못 썼다.


지난해 하반기 첫선을 보인 'K3'가 147% 급증했고 'K7' 부분변경 모델이 47.7% 늘어난 데서 위안을 삼아야 하는 수준. RV는 '모하비'(22%)와 '카니발'(3.3%)이 선전했지만 '쏘울'(-78.9%)과 '쏘렌토'(-15.8%), '스포티지R'(-0.3%) 등이 저조했다.

한국GM도 마찬가지로 승용차 판매는 11.9% 줄고 RV 판매는 41.8% 급증했다. 경차 퇴조현상으로 '스파크' 판매가 8.8% 줄었고 '크루즈'(-14.5%), '말리부'(-14.8%), '알페온'(-44.6%) 등의 판매가 크게 줄었다. '아베오'만 37.5% 늘어났다. RV는 '캡티바'가 59.2% 증가했고 '트랙스'도 강세를 보였다. '올란도'는 9.0% 줄어들었지만 경쟁차종인 기아차의 신형 '카렌스'를 앞섰다.

쌍용차는 유일한 승용차급인 '체어맨' 시리즈가 25.9% 감소한 반면 SUV 판매는 '코란도C' (20.7%), '렉스턴'(51.3%), '코란도스포츠'(11.4%) 등이 고른 강세를 보이며 19.7% 늘었다.

르노삼성도 승용차 판매가 3.8% 준 대신 SUV인 'QM5' 판매가 4.7% 증가했다. 'SM7'(-33.6%), 'SM5'(-4.3%) 등이 약세를 보였으나 'SM3'가 5.9% 늘어났다. 르노삼성은 'QM5'에 이어 'QM3'가 판매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어 SUV 강세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의 베스트셀러 1위는 '아반떼'(8만6102대), '모닝'(8만5630대)이 경합중인 가운데 '쏘나타' (8만3048대, 그랜저(8만807대)가 뒤를 잇고 있다.

다음은 '산타페'(7만3329대), 'K5'(5만7154대), '스파크'(5만4587대), 'K3'(4만6488대), '스포티지R'(3만9558대), '투산ix'(3만9537대) 등의 순이었다. '스파크'를 제외하면 현대·기아차 독식현상은 여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2~3월 신형 '쏘나타', 'SM5디젤' 출시 등으로 중형 승용차 부문이 올해보다 나을 수 있으나 레저열풍에 따른 SUV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