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폐토너 분말, 연 100만톤...어디로 가지?

잉크토너 제재조업체 '심원테크'의 작업장 모습.

한 해 동안 다국적 대기업에서 생산한 프린터 토너 카트리지에서 약 100만 톤의 폐토너 분말이 나온다.
이 폐토너 분말은 플라스틱과 비슷한 성분으로 자연에서 쉽게 썩지 못해 산업 폐기물에 속한다. 폐토너 분말을 그대로 버릴 경우 지구 속에 묻혀 썩지도 못한 채 후손에게 물려주게 된다.


토너 카트리지 재제조 사회적 기업인 심원테크는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고민해왔다. 한 해 국내에 수입되는 프린터기 토너 카트리지는 평균 1000만대 가량이다. 심원테크에 따르면 여기에서 연간 100만톤 이상의 폐토너 분말이 생겨난다고.

심원테크는 버려지는 이 파우더 분말을 활용하기 위해 몇 년간 기술개발에 나섰다. 심원테크의 직원 19명 가운데 3명이 기술계발을 맡고 있다. 폐토너 분말을 아스팔트에 깔아보는 것부터 여러 활용도를 연구했으나 어디에도 쓸모가 없었다.

그러나 연구진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폐토너 분말을 재사용하는 법을 계발하는데 성공했고 올해 말 특허까지 따냈다. 국제 특허도 출원 중이고 내년에는 이를 실제로 토너 카트리지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심원테크는 이 특허를 포함해 총 6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술계발에 공을 들인 결과다.

◇친환경에 가격은 1/3…재제조가 좋은 이유


심원테크는 한 해 동안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토너 카트리지 가운데 약 2만5000개를 재제조하고 있다. 재제조품은 정품에 비해 가격이 1/3수준이어서 매우 경제적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품질 테스트에서도 정품대비 95%이상의 동일한 품질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심원테크는 단순히 재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해체 및 제조 공정을 거쳐 정품과 동등한 수준의 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재제조 업체다. A업체에게 한 번 쓰고 버린 정품 토너카트리지를 사들이고, 부품을 복원(재코팅)해서 파는 B업체로부터 해당 부품을 사들이는 식이다. 토너 카트리지를 재제조하는 과정에 수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

◇재활용 사업은 시대의 필수 과제

지구의 자원은 무한한 것이 아니다. 불과 백 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지구인들은 엄청난 자원을 소모해왔고, 미래에 써야 할 후손들의 자원까지 대부분 써버림으로써 고갈 위기에 처해 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자원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버려진 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재활용, 재제조 분야는 이제 막 기지개를 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재제조 등 재활용 제품시장이 전체의 30~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10%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은 재제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가격도 정상가의 70~80% 수준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시장의 경우 겨우 1/3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다국적 대기업들의 견제도 있다. 거기다 값싸고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재제조 제품이 난립해 품질에 대한 보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준호 대표는 "재제조 제품 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고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품질 인증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주>
심원테크의 토너 카트리지 재제조품은 직거래몰인 오피스공공몰(www.office00mall.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부기관 및 조달신청이 가능한 공공부서에서는 '조달청 나라장터(www.g2b.go.k)r'나 서울시 사파이어몰(www.482a.com/), 일반기업(B2B)의 경우 우체국쇼핑몰 (mall.epost.go.kr)에서 심원테크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