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경제적 평등 추구'로 용어 바꿔야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평등의 추구', '복지 투자'는 '복지 지출' 또는 '복지재원투입'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존 용어들이 의미를 왜곡시켜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6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바른 용어를 통한 사회 통합의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회를 맡은 현진권 한경연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갈등의 기저에는 바른 용어를 쓰지 않는데서 오는 혼란이 자리하고 있고 이것이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며 "역사와 정치, 복지, 문화 분야의 왜곡된 용어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는 1970~1980년대 북한 및 국내 안보위해세력들이 용어혼란전술의 일환으로 사용하던 정치사상 및 역사관련 용어가 이제는 정상용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방치하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분야 발제를 맡은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정치 분야에서 정치적 목적 때문에 왜곡되어 정확한 개념을 잃고 있는 용어가 많다"며 "'사회민주화'와 '경제민주화'도 민주화라는 용어로 긍정적 이미지를 심으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회민주화'는 '복지확충'으로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평등의 추구'로 불러야 개념이 올바르게 전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 교수와 김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왜곡된 용어로 '보수'와 '진보'를 예로 들었다. 진보는 좌파가 자신들의 좌파 이데올로기를 감추고 매력 있게 보이려고 만든 용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이념적 측면에선 '우파'와 '좌파'로 대체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 관련 용어가 잘못 사용되면 복지정책에 대한 이해와 정책순응 여부가 오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임병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 수요'는 '복지 욕구'로, '복지 투자'는 '복지 지출' 또는 '복지재원투입'으로, '사회적 입원'은 '요양병원 무연고 거주' 또는 '불법거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문화분야의 조희문 인하대 영화예술학부 교수는 "문화·예술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정치·사회 이슈에 비해 연성적이고 이미지의 효과는 지속적"이라며 "이를 중요한 선전 영역으로 설정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극단적인 사회주의 이념을 신봉하는 세력들이 문화와 예술을 이용한 이념화, 조직화, 세력화 작업을 지속 확장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날 토론자로는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역사분야에,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과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정치분야에 나섰다. 복지분야 토론자는 송원근 한경연 공공정책연구실장과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 문화분야에선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와 이문호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