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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고양이 학대' 사건···고양이 싫다고 대학살하면?

머니투데이
  • 이슈팀 박다해 기자
  •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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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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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길고양이 대책 ②] 고양이 살처분 땐 쥐 들끓어···중성화 수술이 대안

서울의 한 아파트의 쇠창살이 설치된 지하실에 갇힌 고양이/ 사진=한국고양이보호협회
서울의 한 아파트의 쇠창살이 설치된 지하실에 갇힌 고양이/ 사진=한국고양이보호협회
# 서울시 종로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고양이 대학살'을 벌였다. '고양이를 잡아달라'는 민원에 주 2회 고양이 잡기 운동을 펼치는 등 대대적인 살처분을 실시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이었다. 2009년 여름 이후 쥐떼가 창궐해 종로구 일대의 음식점에 쥐들이 출몰하고 전선을 갉아먹는 등 피해가 늘어난 것이다. 혹을 떼려다 오히려 붙인 격이었다. 결국 종로구가 고양이에 대해 살처분 대신 '중성화 사업'(TNR)으로 정책을 전환한 뒤에야 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일부 시민들은 "길고양이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길고양이에 불편을 느낀 주민들이 고양이들이 다니는 지하실 통로를 막는 바람에 고양이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빠지면서 '고양이 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가 심지어 그들에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캣맘, 캣대디에 대한 폭력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락사가 아닌 '중성화 사업'(TNR·Trap-Neuter-Return)을 길고양이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거리에서 포획돼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는 길고양이/ 사진=한국고양이보호협회
거리에서 포획돼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는 길고양이/ 사진=한국고양이보호협회
◇ 사람이 밥주는 고양이는 쥐 안 잡는다고?

고양이를 안락사시키는 등 살처분하는 것은 이른바 '진공효과'를 불러와 실질적으로 고양이의 수를 줄이는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동물학자 로저 테이버(Roger Tabor)는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살처분하면 다른 지역의 고양이들이 그 영역을 차지하려 외부에서 유입되고, 더 활발히 번식한다"며 "결과적으로 고양이 개체 수는 살처분 이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고양이 살처분은 쥐를 들끓게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일각에서는 중성화 수술을 받았거나 캣맘이나 캣대디가 주는 먹이를 먹는 고양이는 쥐를 잡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구청과 위탁해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는 한 수의사는 "중성화 수술 여부 등과 상관없이 고양이는 습성상 배가 고프지 않아도 가지고 놀기 위해 쥐를 사냥한다"며 "또 쥐는 천적인 고양이의 페로몬 냄새 자체를 두려워 하기 때문에 고양이의 존재 자체가 쥐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에 대한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정기의 울음소리 문제도 중성화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 수술을 실시한 고양이는 1년에 4~5회 찾아오는 발정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서울시청에서 개최된 '길고양이 관리 개선을 위한 시민 워크숍'/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8월 서울시청에서 개최된 '길고양이 관리 개선을 위한 시민 워크숍'/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중성화 사업에 '캣맘' 협력 필요

한편 중성화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이 각 지역의 캣맘 또는 캣대디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중성화 사업은 포획지를 선정해 해당 지역의 80% 이상의 길고양이를 포획하는 이른바 '집중포획'이 효과적인데 캣맘 또는 캣대디들의 경우 각 지역 내 길고양이 서식지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길고양이 관리 성공 사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도 지역 캣맘 네트워크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모든 지자체가 이처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종로구청의 한 관계자는 "중성화 사업은 포획을 담당하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와 중성화 수술을 담당하는 위탁 병원과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캣맘을 만난다거나 네트워크를 구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관계자는 "고양이들이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주민들과 공존하려면 동물 애호가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캣맘과 지자체 간의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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