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지도부 건재, 조만간 공개장소 나올 것"(종합)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지도부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는 가운데 17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노조가 정부와 코레일이 교섭에 나서야 하다고 촉구했다.

철도노조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철도민영화 반대 여론을 경청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조계종이 철도노조의 파업과 정부의 일방적 탄압,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중재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하고 감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도 이날 조계사에서 노조 지도부들을 면담한 후 기자들을 만나 "노조 측은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이 사건을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며 "정부가 강경일변도의 대책을 내려놓고 철도노조와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이어 향후 파업계획도 밝혔다. 노조 측은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진행하고 있는 정부에 강력한 항의를 한다"며 "26일 목요일 오후 4시 각 지역별 결의대회를 열고, 28일 오후 3시 상경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 4명이 은신처를 조계사로 옮긴 것을 확인하고 지난 24일 밤 10시쯤 경찰 병력 100여명을 일대에 투입, 조계사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검문검색했다.

노조 지도부가 조계사로 피신한 이유에 대해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은 "노동자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곳"이라며 "신문사 건물 안에 있는 민주노총에 사상 처음으로 공권력을 투입해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우리 사회의 양심을 지켜온 종교계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며 "지도부들은 현재 수배를 피해 있지만 빠른 시간 안에 공개적인 장소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계사는 종단회의 등을 통해 철도노조에 대한 대응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나름대로 (노조의 입장에) 공감을 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은 조정 중재 등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