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20화, 칠봉이의 '시작도 못 해본 끝'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와 나정이/ 사진=tvN 홈페이지

응답하라 1994 20화 '끝의 시작'은 시작도 못 해본 칠봉이(유연석 분)의 끝이었다.


칠봉이는 27일 저녁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 20화에서 6년간 해온 짝사랑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나정의 곁을 떠났다. 칠봉이는 "끝날 때까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러나 끝이 없는 게임이라면 스스로 끝을 결정해야 한다. 1만시간의 가슴앓이에도 안 되는 게 있다면 끝이 없는 거다. 이제는 끝을 시작해야만 한다."라는 독백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갔다.

칠봉이가 처음 나정에게 반하게 된 건 '맞나'를 연발하는 나정의 귀여운 사투리 때문이었다. 4화에서 "나 너만 보면 왜 자꾸 웃음이 나지."라는 대사를 통해 첫 만남부터 나정에게 푹 빠졌음을 드러냈다. 6화에서는 신촌하숙 친구들과 함께 다같이 술을 마시던 중 키스벌칙에 걸리자 '사발술'을 마시는 대신 나정에게 키스해 쓰레기(정우 분)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라면을 먹는 칠봉이와 나정이/ 사진=tvN 홈페이지

칠봉이의 짝사랑이 가장 빛났던 것은 방학을 맞아 신촌하숙 아이들이 삼천포(김성균 분)의 집에 내려갔던 10화였다. 12월31일, 새해 하루 전 날 삼천포로 내려왔던 칠봉이는 다음날 구단과의 인터뷰가 있어 새벽에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잠깐 있다 갈 거면 왜 왔냐는 나정의 핀잔에 칠봉이는 "너 바보냐? 내가 왜 내려왔을 거 같냐"며 "오늘 말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시계를 본 칠봉은 "5,4,3,2,1. 해피 뉴 이어"라며 나정에게 낭만적인 카운트다운 키스를 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나정이에게 키스 고백을 하는 칠봉이/ 사진=tvN 홈페이지

이후 나정에게 마음을 굳힌 칠봉이는 나정과 편한 친구가 되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자신을 좋아해 줄 것을 요구하지 않은 칠봉은 나정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게 친구로서 옆에서 그녀를 지켜본다. 쓰레기를 향한 나정이의 깊은 마음을 알게 되고 나서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유명 야구선수 요기베라의 말을 인용하며 그녀의 곁이 빌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칠봉이는 27일 방송된 20화에서 마음을 접었다. 칠봉이는 결과적으로 1994년부터 시작된 6년 동안의 짝사랑동안 단 한 순간도 남자로서 나정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나정이 '친구'로서의 선을 확실히 그은 것. 나정은 쓰레기를 사랑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오로지 쓰레기에게만 감정을 드러냈다. 칠봉이가 사랑하는 눈으로 나정을 바라보고 안타까워해도 나정은 그저 민망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 사진=tvN 홈페이지

칠봉이가 나정이(고아라 분)를 좋아하게 된 건 '외로움' 때문. 응답하라 1994 20화에서 칠봉은 "아빠가 없어도, 엄마가 없어도 난 야구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고 뜨거웠다. 그러던 스무살 어느 날 그 사람을 위한 자리를 비워두기 시작한 그 날부터 빈자리가 허전해 가슴 한 켠이 시려오기 시작했다"고 독백했다.

이제 '응답하라 1994'는 28일에 방영되는 21화만을 남겨둔 상태다. 마지막화 대본에 대해 '출연진 대부분 수긍'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태. 시작도 못 해본 칠봉이의 사랑이 이렇게 끝날지 아니면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이날 마지막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