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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조 올리던 국내 최초 PC회사는 이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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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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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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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선 TG삼보 대표 신년인터뷰 "TG삼보, 고객소통을 힘으로 이유있는 회사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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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선 TG삼보 대표
"저는요,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TG삼보, 34년 역사의 국내 최초 PC제조회사'라는 수식어입니다. 국내 최초로 PC만들었다. 그래서요? 계속 PC를 만들다가 휘청했고, 지금도 PC를 만드는 회사? 이게 다라면 안된다는 거죠."

이홍선 TG삼보 대표(54)는 인터뷰 내내 TG삼보가 전통적인 PC제조회사로 인식되는 것을 거부했다. 의외였다. TG삼보는 데스크톱PC과 올인원PC 등 정부 조달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올린다. 노트북, 태블릿PC 등 여느 PC제조사들이 갖추고 있는 라인업도 충실하게 다 따르고 있다. 어떻게 봐도 HW(하드웨어)회사다.

하지만 이 대표의 말 대로라면 TG삼보는 앞으로 HW뿐만 아니라 플랫폼, SW(소프트웨어) 혹은 임베디드SW, 서비스 등 어떤 회사로든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기르는 중이다.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설 것인가, 어떻게 변신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지난 1년 반 동안 이 대표의 숙제였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말 출시한 대형 디스플레이 'TG 빅 디스플레이 70'은 여러모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 대표는 "우리 제품이 삼성전자, LG전자 PC 사기엔 비싸서 찾는 그저 그런 제품이 되고 싶지 않았다"며 "왜 우리 제품을 사야 하는지 고객들에게 그 이유를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제품 출시 배경을 말했다.

700만~800만원대 고가의 3D 스마트TV 대신 200만원대의 '착한' 가격에 고해상도의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이 제품은 지난해 말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500대가 팔렸다. 1,2차 예약판매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예상 밖의 성과였다.

오픈마켓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새로운 시도도 했다. 이 과정에서 TG삼보 서비스에 호평이 쏟아졌던 것도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이 대표는 "폭스콘이라는 든든한 제조 파트너사를 만났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적은 물량이지만 TG삼보에 제품을 준 것은 우리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TG삼보 회사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제품군과 연동되면서도 외연을 넓혀갈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이 대표가 야심차게 시작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 'TG튠스'가 대형 디스플레이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즉, 70인치 디스플레이는 이 대표가 찾은 TG삼보가 있어야 하는 이유인 셈이다.

"이스라엘이 지금 벤처기업, 창조경제로 각광을 받는 데는 인구가 없고, 땅이 없고 자원이 부족해서라고 해요. 성공하기 어려운 조건이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더 악착같이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낸다는 거죠. TG삼보도 마찬가지 상황 아닙니까. 그러니까 저희도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많이 배우고 노력하고 있어요."

1980년 설립돼 올해로 34년째를 맡는 TG삼보는 2000년 한 때 매출이 4조원에 달했던 영광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05년 다른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HP라는 대형 파트너사를 잃으면서 자금줄이 말랐다. 이후 법정관리와 IT벤처기업 셀렌에 인수, 이후 워크아웃 신청 등 쉽지 않은 10년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TG삼보는 매출 115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1250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 앞으로 몸집을 한꺼번에 키우기보다는 작지만 강한 기업, 작아서 더 이유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편 이 대표를 만난 2일은 TG삼보 임직원들의 시무식이 하루종일 열렸다. 각 부서 별로 새해 계획과 경영전략을 발표하는 중요한 자리. 이 대표는 "시무식 시작하기 전에 일단 참석한 팀장급들까지 떡국부터 대접했다"며 웃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동막골 마케팅'이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십에 대해 묻자 백발이 성성한 이장이 강원도 사투리로 '뭘 많이 먹여야지'라고 답한 데서 착안했다.

최근 문을 연 TG이벤트홀도 고객을 초대해 소박한 '집밥'을 먹이는 위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제품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혹은 호기심에 방문했다 밥을 얻어먹고 간 고객들이 벌써 500명이 넘는다. 파워블로거나 구매고객 등을 초청해 의견을 듣는 식사모임도 있었다.

"저희는 우리 제품이 제일 좋으니 무조건 사라고 하지 못합니다. 대신 우리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들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희는 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빵 반죽'같은 제품을 내놓으려 합니다. 프로슈머, 매니아층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창의가 나올 수도 있겠죠. 고객들과 같이 해봐야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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