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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급' 보고서… '공무원의 별들'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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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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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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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공무원중 300명, 0.03% '희귀종'… 장차관 빼면 최고위

지난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2014년 새해 정부 시무식에서 참석한 각 부처 공무원들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지난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2014년 새해 정부 시무식에서 참석한 각 부처 공무원들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지난 9일 열린 정부 세종청사 한 중앙부처의 출입기자단 만찬자리.
술 잔이 몇 순배 돌아가는가 싶더니 A 공무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건배를 제의했다.

"요즘 가장 핫(hot)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1급' 입니다. 제 건배사는 '이대로~쭉' 입니다. 자, 이대로… 쭉. 하하하"

연초 총리실에서 시작된 1급 고위공무원 '물갈이 인사'로 공직사회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었기에 '1급' 공직자의 건배사에서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대한민국 1급 고위공무원들이 흔들리고 있다. 1급은 직업 공무원이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아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위치로 '공직사회의 꽃'으로 불리는 자리다.

현재는 고위공무원단(이하 고공단)이라고 불리우는 1~3급 인사풀이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들어지면서 '1급 공무원'의 구분이 흐릿해지긴 했다.
9급부터 1급까지 모두 9단계로 나뉘어져 있던 직급 체계를 1~3급의 경우 연공서열이 아닌 개인의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한게 바로 고공단 출범 취지다.

'고공단'을 가~마급 5단계로 구분한 초기에만 하더라도 정책추진의 성패에 따라 가급에서 아랫등급으로 추락하기도 하고, 거꾸로 아랫 등급에서 윗 등급으로 '점프'하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09년 고공단 체계가 2단계(가,나급)로 재조정되면서 이젠 드문 일이 됐다.

호칭이 고공단으로 바뀐지 수년이 지났지만 일반 국민들에게 공무원은 여전히 '급수'로 얘기해야 빨리 이해가 된다. 고공단도 마찬가지다. 가급은 기존 1급, 나급은 2급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보통이다.

1급 공무원은 공직사회에 발을 대딛는 순간 모두가 꿈꾸는 최고위 직급이다. 정무직인 장관이나 차관으로 오르지 못한다면 직업 공무원으로서는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단계다.

대한민국 '1급' 보고서… '공무원의 별들' 안녕한가요?
기획재정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 17개 부처의 1급을 모두 합한 게 288명이다. 3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고공단에 진입한 전 부처 공무원 수가 1485명인 점을 고려하면 20%에도 못미친다. 고공단 10명중 2명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100만명에 육박하는 전체 공무원 수를 기준으로 할 때 그 비율은 소수점 이하로 내려간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될 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통상 9급에서 3급 이상 고공단에 포함되기까지는 35년이 걸린다. 또 7급에서 시작하면 30년, 5급에서는 25년 정도가 걸린다. 고공단에 진입하더라도 1급(가급)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5년이 소요된다고 보면 행정고시에 합격해도 1급까지 오르는 데 최소 28년은 걸리는 셈이다.

1급 공무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 걸까. 우선 막강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 각 부처의 인사와 예산편성을 다루는 기획조정실장은 예외 없이 1급 공무원의 몫이다.
또 한 분야에서 20~30년간 근무하면서 다져온 업무지식과 노하우는 관련 학자들조차 버거울 정도다.

전문지식이 없는 장관이 의욕만 앞세울 때 부처내 1급 공무원들이 작정해 이런 저런 이유를 둘러대며 속칭 '뺑뺑이'를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주변 귀뜸이다.

1급으로 승진해도 급여가 크게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직무급과 성과연봉이 책정돼 있긴 하지만 고공단 기준급 상한액이 77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최대치는 9700여만원 이다. 여기에 1급 기준급 하한액(5500만원)을 적용하면 급여는 8000~9000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사무실 면적은 넓어진다. 같은 고공단이지만 국장(나급)과 실장(가급)의 사무실 면적은 확연히 다르다. 국장급은 33㎡ 규모이지만 1급으로 승진하게 되면 17㎡가 늘어난 50㎡의 공간을 쓸 수 있다.

또 국장은 같은 사무실 직원이 비서업무를 겸하지만 실장 등 1급은 전담비서가 배치된다. 최근 1급으로 승진한 총리실 한 간부는 "아, 이제 나도 전담비서가 생겼네"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을 정도다.

1급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정권이 새로 들어설 때 마다 신분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직사회의 쇄신이 요구될 때 마다 첫번째 '희생양'이 되는 것도 이들이다. 농림축산식품부 B 간부는 "1급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흔히 공무원의 신분은 국가공무원법에 의해 보장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단서조항에는 '1급 공무원은 그 의사에 관계없이 면직·휴직·강임 처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인사권자로부터 사표를 요구받을 수 있는 여지가 언제든 있다는 얘기다.
정권이 직접 임명한 정무직인 장차관이 공직사회 '군기잡기'에 나서기 위해 '1급 물갈이'를 되풀이하는건 이 때문이다.

국무조정실 B 서기관은 "주어진 과제를 처리하는 능력이나 업무성과를 가지고 진퇴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지만 공무원이 특정 정권에 봉사하는 집단이 아닌 만큼 이런 비정상적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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