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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느낌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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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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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느낌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엄격한 위계질서. 이것이 세계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개인과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한 타인 대하기와 존중하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으로서 내가 사무실 근무환경에 적응하기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한국 동료들이 상대의 직급에 따라 존중하는 정도를 다르게 하여 (혹은 전혀 존중하지 않으면서) 행동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직장 내 상급자를 대할 때는 높은 존경심을 표시한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은 직급이 높은 사장, CEO, 부사장에게는 마치 미천한 하인이 왕을 대할 때와 비슷하게 존경의 표시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 어려워한다.

나만 상사를 '존경하지 않는' 직원으로 찍히고 싶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는 상사를 존경하지 않는 직원으로 찍히면 향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수 있다. 혹은 아직까지도 아랫사람들이 자신의 높은 지위에 걸맞게 경의를 보이기를 기대하는 상사가 존재하고, 자신이 기대하는 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면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이유이다.

경영진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경의를 받는 반면, 그 이면에는 정 반대의 상황에 놓인 이들이 있다. 낮은 직급의 직원들은 상사로부터 자신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는커녕 때로는 대놓고 무시를 받거나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조금 나은 경우 직원들은 심부름을 하거나 직무규정에 포함되지 않는 허드렛일을 하도록 요구 받는다. 더욱이 직장 내에서 비난조 혹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반말사용은 아직도 흔한 일이다. 직원들은 자신이 고용된 혹은 교육받은 업무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사의 시중을 들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내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인지를 묻자 한국인 동료는 이러한 대우에 대해, "예전에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았으니 똑같이 대우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라거나 직급이 낮은 직원은 존중받는 것을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쟁취'해야 한다는 것이 상사들의 생각이라고 답했다. 얘기를 듣고 보니, 이런 생각은 오늘날의 글로벌하고, 더 중요하게는 '동등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적절한 마인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글로벌 마인드와 글로벌 직장문화와 어떻게 연관될까.
내 경험에 의하면 한국 기업에서 직책에 따라 상대방을 존중하는 정도가 다른 경향은 국제적인 업무환경에서 문제를 야기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모든 동료를 동등하게 대우하는 다른 문화에서는 이와 같은 행동이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 회사의 고위급 간부는 외국 회사의 '주니어'급 직원을 상대로 회의나 협상하기를 꺼리거나 심지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 외국 회사의 주니어급 직원이 자신보다 '아랫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이런 태도는 상대방 회사가 회의 및 협상에 참여할 적임자로 해당 주니어급 직원을 명시하거나 그에게 협상에서 회사를 대신해 결정을 내릴 권한을 부여한 경우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한국 회사 측이 회의 참여에 거리낌을 보이거나 참여를 거부했을 경우, 이는 향후 두 회사 사이의 마찰을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 외국 회사가 이런 태도를 이해할리 만무하다.

사실 이러한 현실은 한국회사 간에도 흔히 발견된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회의에서도 누가 그 회의에 참석할 것인가를 놓고 벌이는 '프로토콜' 논쟁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를 왕왕 목격했다. A사 부장이 직급이 낮다는 이유로 자신만큼이나 경험과 전문지식이 뛰어난 B사 과장과의 회의를 거절하는 상황, 이런 '차별'은 비생산적일 뿐만 아니라 불행한 일이다. 게다가 두 회사의 직책 및 직급 시스템이 서로 무관한 경우도 허다하다.

내가 일했던 회사에서 목격한 위계로 인해 생긴 '차별'적인 행동의 다른 예는 '한국보다 못사는' 국가에서 회사를 방문하는 경우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오는 대표단이나 개인의 방문을 준비할 때는 유럽이나 북미 국가의 대표단 방문을 준비할 때보다 중요성을 낮게 부여하고, 회의 분위기도 덜 공식적이거나 격식을 차리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떤 나라에서 방문을 하든 멀리서 왔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의 시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는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은 잊을 것이다. 당신이 한 행동도 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당신으로부터 받은 느낌은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겪은 세 번째 사례는 외부에서 온 직원에 대한 존중의 정도이다. 컨설팅, 법률, 통역 및 번역 업무를 위해 외부에서 고용된 직원은 굉장히 중요한 업무와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일반 직원들이 훈련받지 못한 특정 분야의 컨설턴트나 법률 전문가 없이 해외사업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회사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컨설턴트나 법률자문의 경우 고용된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의 직책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직책은 ('고문'의 예와 마찬가지로) 기존 회사 조직에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들이 맡은 직책이 기존의 회사 조직체계에 존재하지 않고, 그 사람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경우, 게다가 그러한 직책이 고위급인 경우조차, 그 사람을 정규 직원만큼도 존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통역사나 번역사의 경우 '임시 계약직' 신분인 경우가 있고, 따라서 어떤 직책도 없다. 그 결과 해외사업 업무에서 통역사와 번역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 온전하게 존중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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