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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으로 몰린 억울한 남매…33년 만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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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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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재판부 "불법 구금 동안 허위자백 사실 인정된다"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수사기관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허위자백으로 간첩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나진(81)·나수연(86) 남매가 33년 만에 재심에서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정형식)는 간첩 혐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과 징역 7년의 중형을 각각 선고받았던 나씨 남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1976년 당시 간첩으로 남파됐다 자수한 고 김용규씨는 중앙정보부의 조사과정에서 "이북에서 월북 간첩으로부터 '나진인지 그의 누이인지가 월북한 사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제보했다.

정보부는 즉시 나씨를 소환조사했지만 이틀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석방했다.

하지만 제5공화국 초기인 1981년 3월 나씨 남매는 다시 종로경찰서에 연행됐고 이때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인 같은해 6월까지 3개월간 불법 구금되어 있는 동안 '월북한 사실이 있다'고 허위자백했다.

결국 간첩으로 몰려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법정에서 고문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사건이 허위자백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진씨는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 나수연씨는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 등을 선고받고 상고했으나 1982년 그대로 중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법원은 33년 만에 나씨 남매가 불법 구금되어 있는 동안 수사관들이 자백을 강요하면서 나무몽둥이로 구타하고 전기고문, 잠 안재우기 등 강압적인 조사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나씨 남매가 비록 검찰에 송치된 이후 직접 검사 앞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한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경찰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이후 검사의 신문단계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되어 경찰 수사단계에서와 거의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게 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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