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원홍이 횡령 주도, 법원도 인정"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28일 SK그룹 펀드자금 횡령 사건으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SK그룹 측은 "법원이 이번 횡령을 김 전 고문이 주도한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김 전 고문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 전 고문은 최태원 SK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공모해 피해자 SK 텔레콤, SK C&C가 베넥스에 선지급한 펀드 출자금 497억 원 중 465억 원을 옵션투자금 등으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같은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 3년6개월을 각각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선고에 앞서 해외에 체류 중이던 김 전 고문에 대한 증인 채택을 제판부에 요청하는 등 '김원홍'이라는 변수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 왔다. 하지만 김 전 고문에 대한 재판부도 최 회장 등의 공범 관계를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이 최 회장, 최 부회장, 김 전 대표와 공모해 선지급 출자금 중 450억 원을 횡령하고,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투자일임업을 영위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고문, 최 회장, 최 부회장, 김 전 대표는 펀드 출자 및 출자금 선지급에 의한 자금 조달이 김 전 고문에게 건네질 옵션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전 과정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금 조달 과정이 김 전 고문과 김 대표 사이의 개인적 거래 관계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김 전 고문 등이 김 전 대표에게 최 회장 소유의 SK C&C 주식의 담보 제공 없이 자금을 조달해 보라고 한 것은 최 회장의 SK 그룹 지배권과 직결된 SK C&C 주식의 비율이 높아져 이를 추가로 담보 제공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며 "자금조달 요청이 최 회장 등과 상관없는 개인적 거래였기 때문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이번 재판부도 최 회장 등에 대한 재판 내용을 많이 참고한 것 같다"며 "다만 범행을 주도한 것이 김 전 고문이고, 최 회장 등은 공범 관계였다고 판단한 만큼 상고심에서 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