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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 '사각지대' PC방…"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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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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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온 세상에 내 개인정보 까발려진 느낌...무섭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맹하경 기자 =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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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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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내 정보가 까발려진 느낌."

지난달 21일 몇 해만에 동네 PC방을 찾은 이모(27·여)씨는 PC방 회원가입란에 주민등록번호 입력란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인터넷 쇼핑몰 회원가입 등을 포함해 온라인상에서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된 것으로 알았던 이씨는 주민번호 입력란을 공란으로 비워둔 채 회원가입을 진행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PC방에서 주민번호 수집은 불법 아니냐"라는 이씨의 말에 PC방 아르바이트생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다. 무조건 주민번호를 입력해야만 회원가입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최근 카드사 정보유출 등으로 찝찝한 이씨였지만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주민번호 입력란에 또 다시 자신의 고유번호를 입력해 넣을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같은 상황에서 이씨와 아르바이트생 중 누구의 말이 맞을까.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오는 8월 전까지는 아르바이트생 말이 맞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PC방에서 개인정보 수집은 온라인에 해당하는 정보통신망법이 아닌 오프라인에 해당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8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선에 서있는 '개인정보보호 사각지대' PC방 이용객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 정보가 온 세상에 까발려지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취재진이 서초구와 동작구 일대 PC방 수 군데를 확인한 결과 30% 가량의 PC방에서 회원가입시 주민번호 등 개인번호를 '당연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PC방에서는 회원가입시 마일리지 적립과 시간당 30% 정도의 이용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회원가입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 집주소 등 과다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노량진역 일대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PC방 관리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하나는 주민번호 앞 자리만, 하나는 주민번호 전체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님 입장에서 주민번호 입력이 꺼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10시 이후 미성년의 출입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 뒷자리 모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주민번호 13자리를 모두 입력하도록 하는 한 PC방 주인 이모(52)씨는 "PC방 관리프로그램상 본인 인증이 안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며 "즉 주민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가입이 안된다는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PC방 관계자들이 고객의 신상을 알아내 다른 곳에 이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회원 관리프로그램상 실명인증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 점이 거북해 비회원으로 PC방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PC방 주인 이모(45)씨도 역시 "PC방 회원가입을 위해서는 당연히 주민번호 13자리가 필요하다"며 "오는 8월부터 PC방에서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된다는 이야기도 전혀 듣지 못했다"고 오히려 주민번호 수집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의아해했다.

주민번호 앞자리만을 받고 있는 PC방 사장 B씨(여)는 "회원들이 어떠한 정보를 넣고 가입을 하게 할 것인지 PC방 측에서 조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주민번호 13자리를 입력 안하게 되면 미성년자를 가려낼 수 없어 골치가 아파진다"고 호소했다.

최근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카드를 정지 혹은 해지하기 위해 롯데카드센터에 몰린 고객들.(자료사진) © News1 박정호 기자
최근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카드를 정지 혹은 해지하기 위해 롯데카드센터에 몰린 고객들.(자료사진) © News1 박정호 기자



이같은 현실에 PC방 이용객들은 '꺼림칙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PC방 이용객 권모(26)씨는 "PC방 회원가입을 할 경우 이용료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오랜 시간 PC방에 머무는 경우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주민번호 입력 후 회원가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월부터 PC방에서도 개인정보 수집이 금지된다는 소식에 "한참 전부터 시행됐어야 했다"며 "PC방 이용료 할인을 빙자로 반강제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가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굉장히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PC방 회원가입시 주민번호 수집이 실명인증을 위한 것이라면 이를 대체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다른 PC방 이용자 문정열(34)씨는 "실명인증을 위해 주민번호 수집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PC방의 경우 이동객도 많고 아르바이트생도 매일같이 바뀌는데 내 신상을 누가 언제 볼지 모르는 것"이라며 불안함을 호소했다.

10년 이상 PC방을 이용했다는 김현석(27)씨는 "PC방 회원가입시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며 "PC방에서 대부분 하는 것이 단순 인터넷 사용 혹은 게임뿐인데 이를 위해 본인의 신상을 모두 알려줘야 한다는 사실이 찝찝하다"고 말했다.

PC방 개인정보 수집이 제2, 제3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모씨(27·여)는 "PC방 회원가입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요새 보이스피싱 전화 등이 자주 오고 있다"며 "이것이 모두 내 개인정보 등이 유출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서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카드사 개인정보까지 '탈탈' 털린 마당에 'PC방 개인정보 털리는게 대수냐'라는 생각도 든다"며 "개인이 조심하라'는 정부의 정책에 웃음이 난다"고 비난했다.

박모씨(27·여)는 "PC방을 자주 안 가는 편이긴 하지만 갈 때마다 '회원가입하라, 주민번호, 집주소 입력하라' 등 주문 때문에 더욱 가기가 꺼려진다"며 "요즘 수표에도 주민번호를 안 적는데 PC방에서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정보가 모두에게 까발려진 느낌"이라며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개인정보 입력에서 시작됐듯이 PC방 등 개인정보 입력도 언젠가는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꼬집었다.




개인정보보호의 '사각지대'인 PC방 회원가입에 대해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오는 8월 개정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PC방에서도 주민번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시기적으로 현재 PC방 회원가입은 개인정보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PC방 사업자는 정보통신사업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이 아닌 개인정보보호법에 적용받는다.

PC방이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서비스가 이뤄지는 실제 공간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오는 8월부터 개정돼 발효되는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PC방은 물론 세탁소, 만화방 등 오프라인 대부분 업종에서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진흥원 관계자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되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위법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며 "2년 후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타인의 개인정보도 모두 파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인터넷 홈페이지 '주민번호 클린센터'를 통해 자신이 주민번호로 가입한 사이트를 확인하고 자신의 주민번호를 아이핀 등으로 대체하거나 탈퇴해 개인정보를 없애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수십년간 주민번호를 사용해왔기에 이같은 관행을 모두 없애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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