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짐을 내려놓은 여왕' 김연아를 위해" 헌정시 게재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바치는 장문의 헌정시를 게재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바치는 장문의 헌정시를 게재했다.


시인 쾀 도우스(52)는 24일(한국시간) 새벽 열림 소치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폐막식, 연아, 예의없는 은메달"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직접 쓴 시를 소개했다. 이 시인은 올림픽 기간 중 이 신문에 매일 한 편씩 대회 관련 시를 기고해왔다. 김연아에게 바치는 이 시는 그의 '올림픽 시리즈' 중 마지막 시인 셈이다.

'비행'(FLlGHT)이라는 제목의 이 시는 프롤로그와 4개의 연, 에필로그로 구성된 자유시다.

4번째 연은 특별히 '김연아를 위하여'라는 부제를 붙여 마지막 무대를 마친 김연아에게 시를 헌정했다. 특히 김연아를 '여왕'(Queen)이라 가리킨 부분이 눈에 띈다.

한편 네브라스카 대학 교수이자 시인인 도우스는 2007년 구겐하임 재단 상과 2009년 에미상 문학다큐멘터리 부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연아에게 헌정한 4번째 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연아를 위하여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는 행복하다고
모든 것이 끝난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그녀가 금빛 승리를 잃고
주위에서 소란스럽게
그녀가 속은 것이라 떠들었을 때도
나는 그녀를 믿었다.
그녀가 모든 짐을 덜어놓은 후 느끼는 안도감과
더이상 돌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여왕의 기분을 믿었다.
고통을 견딘 그녀의 몸과
길고 긴 세월동안 견뎌야 했던
그녀를 향한 질투, 분노, 경외,
내면의 두려움이 담긴 불길과 같은
모든 것이 다 끝났다는 것을
이제는 안도감, 기쁨, 평화를 느낄 뿐이라는 것을 믿었다.
그녀는 말했다.
나는 행복하다고
모든 것이 끝나서 행복하다고.
나는 그녀를 믿었다 .
이제 그녀는 스케이트를 벗고
다시 보통의 사람이 되어 땅으로 내려와 걷는다 .
그리고 평범하게 느릿느릿 움직이며
그렇게 무대 뒤편으로 떠났다.


for Yuna Kim

And when she said softly,
that she was happy now
that it was over, this
when she had lost the gold,
and the bedlam around
her told her she was cheated,
I believed her, believed
her relief, her sense that
the weight of it all
was now gone, that the queen
unburdened of the stone
around her to tutor
her body through pain
and to carry the flame
of envy, anger, awe and fear
inside her, stoking it
for years and years
as a flame—that this was
over now, and all she felt
was relief, gladness, and peace—
when she said, I am happy,
it is over, I believed her.
And she, skateless,
mortal, grounded, she walked,
stuttering and ordinary,
away from the ar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