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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만에 만든 1000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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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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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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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년 계획]

50일만에 만든 1000일 계획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신년기자회견 때 처음으로 언급한 '3개년 계획'이다.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만든 뒤 한숨 돌리려던 정부는 다시 새로운 요리를 급히 만들었다.

이미 나온 과제를 토대로 실행 계획을 짜는데 주력했다지만 서두른 면이 없지 않다. 1000일 넘는 기간의 계획을 수립하는데 50일 걸렸다. 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로 납기 기한을 정해놓은 탓이다. '경제 혁신'의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세계 경제 재편 흐름 속 향후 3~4년은 중대한 시기다. 그런데 고질적·구조적 문제가 산적하다. 비정상이 많고 경제는 역동성을 잃었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불균형은 심화됐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방안을 만들어 실행하자는 게 '3개년 계획'이다. 정부는 △튼튼경제(비정상의 정상화) △혁신 경제(창조 경제) △균형 경제(내수 활성화)의 3대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그 밑으로 9대 핵심과제와 통일시대 준비 과제를 뒀다.

개별 과제들은 여러차례 언급됐던 내용들이다. 어느 때보다 벤처 창업 관련에 힘을 쏟았다. 3년간 재정 투입만 3조9000억원에 달한다. 보건·의료 등 5대 서비스업 육성까지 더하면 내수 중심의 성장 동력 확충 방안이 된다. '474(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고용률 70%, 성장률4%)'가 목표다.

다만 크게 새로운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되풀이되는 계획이 주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불과 1년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국정과제를 정리한 이후 정부는 계획을 반복했다. 공약가계부와 140개 국정과제를 토대로 실행과 점검만 하면 된다던 정부는 여전히 '액션'보다 '플랜'에 쏠려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향후 3년은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실행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개년 계획이 이전의 다른 계획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는 체감하기 어렵다. 정부는 "계획만 있고 실행과 성과가 없는 악순환의 덫에 갇혔다"고 진단했지만 이 '3개년 계획'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칼인지, 또하나의 덫이 될 지는 미지수다.

실제 3개년 계획 이후 매년 계획을 점검·보완하는 롤링 '플랜'을 해야 한다. 실행 점검이면 좋겠지만 반대로 매년 또하나의 계획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냉혹한 '진단'에 비해 '처방'이 무딘 게 걸린다. 정부는 "정체된 우리 경제, 기본이 바로서지 못한 탓"이라고 일갈했다. "꺼져 가는 성장엔진" "불균형에 따른 구조적 취약성" 등 스스로 뼈아픈 지적을 했다. 현 부총리는 이번에는 확실하게 해결한다는 각오로 정책역량을 경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해법은 확실한 해결과 다소 거리가 있다. 공공기관 개혁, 창조 경제 등 일부 정책을 제외하곤 품에서 칼을 꺼내지도 않았다. 예컨대 지대추구 행위(Rent Seeking)를 보자. 진입규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은 담지 못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 대기업 노조 문제, 서비스업의 문제 등도 마찬가지다. 선제적, 공세적 정책보다 안전한 쪽을 택했다. 민감한 과제일수록 신중한 단어를 선택한 흔적이 역력하다. 담보인정비율(LTV) 합리화나 전문자격사 규제 개선 등이 좋은 예다.

소모적 논쟁 대신 신중한 접근을 통해 실리를 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근원적 과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체질을 탈바꿈하겠다는 목표 대신 '조용한' 3개년 계획을 내세웠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무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3년의 중장기 시계를 잡으면서도 시점이 중장기보다 단기에 쏠린 것도 안타깝다. 고령화나 교육 제도 등 한국 사회 시스템 혁신 과제는 담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을 구체화하기 위해 통일준비를 주요 과제로 넣은 것을 감안하면 장기 과제의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50일만에 만든 1000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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