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예술의전당 명화 '짝퉁'展··· '레플리카'를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 이언주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2,495
  • 2014.02.26 05:54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예술의전당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레플리카 명화전' 논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레플리카 명화전' 전시장 입구 /사진=이언주 기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레플리카 명화전' 전시장 입구 /사진=이언주 기자
'천재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에로티시즘의 거장' 에곤 실레(1890~1918).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들이다. 혹시 이름을 모른다 해도 작품을 보면 "아, 이 그림!" 하게 된다. 황금빛의 섬세한 묘사가 특징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나 인간의 육체를 적나라한 선으로 입체감 있게 표현한 에곤 실레의 인물화는 전세계 미술애호가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들의 이름을 내건 전시회가 서울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하이든문화재단이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레플리카 명화전'이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 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모작품'이다. 지난달 18일 시작해 다음달 10일까지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1만2000원(일반)이다.

이제 '레플리카'(replica)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흔히 '복제품'을 뜻하며 소위 명품의 짝퉁을 말할 때도 사용한다. 하지만 아무나 임의로 재현한 것을 뜻하진 않는다.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동일한 재료, 방법, 기술을 가지고 똑같은 모양과 크기로 원작을 재현하는 것을 말한다. 원작자가 직접 작업하지 않더라도 엄격한 감독하에 기술을 전수하며 제작한 것을 뜻한다. 원작을 다른 사람이 똑같이 모방해 만든 미술품은 단순 모사나 복제품이지 레플리카가 아니다.

전시장에는 클림트의 모사품 28점과 실레의 모사품 25점 등 유화 53점이 걸려 있다. 오스트리아정부에서 허가받은 트윈박물관에서 제작한 복제품이다. 그러나 전시장 입구에는 '복제품'이라는 안내 없이 '20세기 황금색채의 거장 레플리카 명화전, 구스타프 클림트·에곤 실레'라고만 쓰여 있다. 전시티켓에도 '클림트, 에곤 실레 레플리카 명화전'이라고 적혀 있다.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전시소개란에 '본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원화를 복제한 복제작품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을 뿐이다.

전시회 관람자 중 대다수는 예술의전당의 다른 공연이나 전시회를 보러 왔다가 전시제목에 이끌려 즉흥적으로 본다. 일반인들은 예술의전당이라는 기관의 수준과 공공성을 신뢰하고 이곳에서 열리는 공연, 전시회에 접근하는데 레플리카 전시라는 것을 모른 채 방문했다가 당황하기 일쑤다.

실제 전시회에 온 중년의 한 여성관객은 "다른 사진전을 보러왔다가 '클림트, 에곤 실레'라는 이름이 눈에 띄어서 보니 작품도 꽤 많은 것 같아 바로 티켓을 사서 들어왔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후에는 "원작을 직접 봤는데 역시 색감이 떨어지고 확실히 모작은 모작"이라며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시회 포스터
전시회 포스터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그저 그림을 나열해 걸어뒀을 뿐 작품설명도 충분하지 않다"며 "모작 전시에 대한 기획력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전시장 밖에서 언뜻 보면 원작이 전시된 걸로 착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에게 이 전시회의 작품들이 모작인 걸 아는지 묻자 "전시장에 들어와서야 알았다"며 "티켓만 보고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와 '레플리카'까지 사람이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가 열리는 전시실은 예술의전당의 대문 격인 비타민하우스 입구 가까이에 위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접근성이 좋은 곳에, 대가들의 이름과 '명화전'이라는 제목을 걸고 관람객들을 낚고 있는 셈이다. 예술의전당 측은 이번 전시 대관에 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