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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범죄, 처벌은 솜방망이? KT ENS 사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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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투데이 법조팀(김만배·이하늘·류지민·이태성·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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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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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살롱<6>] 3조원대 대출사기, 금감원 간부까지 연루 '파장'

[편집자주] 정치이슈부터 민생범죄까지…. 법원과 검찰에서는 하루에도 수천건에 달하는 법적공방이 이뤄진다. 하지만 일반 독자들이 그 배경과 법리적 근거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여전히 법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이에 머니투데이 사회부 법조팀은 매주 화제가 된 법적 사건을 선정, 이를 풀어보고자 한다. 어떻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친절하게...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KT ENS 관련 대출사기 사건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5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3조원 이상의 대출사기가 이어진 이번 범죄에는 복수의 금융감독원 간부가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국내 주요은행의 직원들도 이번 대출사기에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년간 3조원 이상 대출사기···금감원·은행 직원 가담 의혹도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지난 6일 KT ENS 매출 채권을 이용한 대출 사기를 공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서모(45) 중앙티앤씨 대표와 조모(43) 모바일꼬레아 대표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보름도 채 안된 20일에도 3명을 추가로 기소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 역시 지난 1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핵심 피의자 15명을 검거, 이중 8명을 구속했습니다.

특히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금감원 직원들의 행태를 보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판이 절로 나옵니다. 금감원의 팀장인 김모씨는 대출 사기범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금감원 팀장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사실을 미리 알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매출채권과 관련한 사기가 가능한데는 해당 은행들과의 공모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형은행인 하나은행은 KT ENS의 매출채권과 관련해 1조원 이상의 대출사기를 당하고도 5년 가까이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금융소비자원은 최근 "하나은행이 대출사기를 당한 것은 최소 30명 이상의 내부 직원의 동조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하나은행의 영업정지까지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처벌수위, 액수에 따라 달라 6~10년이 최대치

그렇다면 3조원대 대출사기에 관여한 일당에 대한 처벌수위는 어느 정도일까요.

현행법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인한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009년 강화된 양형기준에서도 사기죄는 3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취했다 해도 6~10년의 징역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50억원 미만일 경우 가중처벌을 모두 더해도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아직 이 사건과 관련된 피해액과 이득액, 범죄가담 인사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범죄를 저지를 인사 가운데 상당수는 수년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이 정도의 처벌이 지켜지기만 해도 다행일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대검찰청은 "화이트칼라 범죄에만 법원이 양형기준을 잘 따르지 않고 낮은 형량을 선고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습니다. 대검에 따르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 준수 비율은 뇌물죄 9.0%, 횡령죄 32.0%, 배임죄 26.0%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살인죄(81.2%), 성범죄(70.9%), 강도죄(63.0%)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이에 대법원이 즉시 화이트칼라범죄에 대한 앙형기준 준수율이 시기 및 사안 별로 77.7%~96.7%를 차지한다며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오너일가에 대한 재판에서도 최종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것은 최태원 SK회장 형제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모자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화이트칼라 범죄 냉엄한 심판 있어여

특히 최근에는 400억원 이상의 벌금과 세금을 내지 않고 출국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이 나오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재확인했습니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2010년 1월21일 허 전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했습니다. 귀국한 허 회장은 벌금 대신 노역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추산한 허 회장의 노역 일당은 5억원입니다. 49일만 노역을 하면 254억원의 벌금이 탕감됩니다. 찬고로 일반인의 노역 일당은 5만원으로 허회장의 일당은 일반인의 1만배에 달합니다.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은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우리 법원이 이처럼 가혹하지는 않지만 생계형 범죄자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실형에 처해지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반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빼돌리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해진다면 힘없는 일반 국민들의 좌절감은 더욱 심해집니다. 아울러 처벌수위가 약하다는 인식이 강할수록 유사범죄에 대한 유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23부 주재로 열린 1심 공판준비기일이 이번 대출사기와 관련한 첫 법정에서의 절차입니다.

특히 이들 화이트칼라 범죄는 국가경제는 물론 소액주주 등 일반인들에게 큰 피해를 입힙니다. 이번 KT ENS 사건에서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법원의 엄중한 처벌이 이어져야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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