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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北核, 세계평화·안전 위해 반드시 폐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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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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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없는 세상, 한반도서 부터"

(헤이그=뉴스1) 장용석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核) 프로그램은 비확산, 핵 안보, 핵 안전 등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인 만큼, 세계평화 안전을 위해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시내 월드포럼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 북한은 핵 비확산조약(NPT)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어기고 핵개발을 추진하면서 핵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로 북핵문제는 국제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최우선 실천적 과제로 공론화됐으며, 우리나라는 핵 테러 방지 등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해 주도권을 갖게됐다.

이전 두차례에 걸친 핵안보정상회의들이 핵 테러 방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조하는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면, 이번 박 대통령의 연설은 북핵문제를 국제사회에 대한 테러위협으로 구체화하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호소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 핵물질 보유국과 원자력 발전소 운영국 등 전 세계 53개 나라 정상, 그리고 유엔 등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여하는 안보 분야 최대 규모의 다자(多者) 정상회의체로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 연설에서 핵 테러를 "국제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것을 계기로 발족했다.

제1차 회의는 2010년 4월 미국 워싱턴에서, 2차 회의는 2012년 3월 서울에서 각각 열렸으며, 박 대통령은 직전 회의 의장국 정상으로 이날 회의 개회식에서 3차 회의 의장국 정상인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연설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만약 북한의 핵물질이 테러 집단에 이전된다면 세계 평화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또 최근 국제 전문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바 있듯이 북한 핵시설의 안전성 문제도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지금 북한 영변엔 많은 핵시설이 집중돼 있는데,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옛 소련의)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난 이런 핵 테러 위협에 대응키 위해 국제 핵 안보 체제의 발전을 위한 4개항을 제안(4-point proposal)코자 한다"며 그 구체적 내용으로 △핵 안보·군축·비확산에 대한 통합적 접근 △핵 안보에 관한 지역협의 메커니즘 모색 △국가 간 핵 안보 분야 역량 격차 해소 △원자력 발전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대응 방안 강구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우린 미국과 러시아가 2013년 말 완료한 '핵무기 물질을 핵연료로 전환하는 사업(Megatons to Megawatts)'을 통해 핵 안보와 핵 군축, 핵 비확산의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핵탄두 해체로 나온 핵무기 2만개 분량의 고농축우라늄(HEU)이 도시를 밝히는 전기로 전환됐는데, 이것이야 말로 '무기를 쟁기로 만든 것(swords to plowshares)'"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국제사회는 현존하는 위험 핵물질을 제거하는 것에 더해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핵분열물질생산금지조약(FMCT)'의 체결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금까진 핵 안보 조치가 개별국가 차원에 머물고 있는데, 핵 안보에 관한 지역협의 메커니즘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동북아시아 지역엔 전 세계 원전의 약 23%가 있다. 이처럼 원전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핵 안보 지역협의체를 구성하면 원전 시설에 대한 방호는 물론, 국가 간 신뢰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강하다'는 말이 있다. 많은 나라들이 튼튼한 안보망을 갖고 있어도 어느 한 나라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전체가 불안해 질 것"이라면서 "핵 안보 분야 국가들 사이의 역량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 간 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기술, 경험 그리고 최적의 관행을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과 베트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베트남 내 '방사성물질 추적시스템(RADLOT)' 구축사업과 같은 국가 간 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또 무기급 HEU를 대체하는 고밀도 저농축우라늄(LEU) 핵연료와 같이 창조적 혁신기술 개발에 대한 협력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는 원자력발전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IAEA가 중심이 돼 방어지침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는 방호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작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사이버스페이스 총회'와 같은 장(場)을 통해 사이버 안보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진전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선 핵 안보를 핵 비확산, 핵 군축, 그리고 핵안전과 함께 강화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게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꼭 필요하고, 그래서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런 비전의 실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그동안의 핵안보정상회의 활동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이 공동의 비전과 신념을 가질 때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이 지속된다면 더 안전한 지구촌을 만들 수 있다. 이번 헤이그 정상회의를 통해 인류의 삶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이런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핵 테러의 위협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지적하면서 "어느 국가도 핵 테러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핵 테러는 한번 발생하면 범세계적 재앙이 된다. 전 세계 대부분의 핵물질을 갖고 있고, 전 세계 원전의 97%를 운영하는 우리 참가국의 책임이 그만큼 엄중하다"고 거듭 밝혔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과 관련해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핵 테러 방지 등 글로벌 안보 현안에 관한 우리나라의 주도적 역할 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직전 정상회의 의장국임에도 당시 우리 정부 주도로 결의된 '핵 테러행위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ICSANT)'과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의 물리적 방호에 관한 협약(CPPNM)' 등의 발효에 필요한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 연설에 이어 핵안보정상회의 본회의 및 정책토의 세션에 참석한 뒤, 빌렘알렉산더 클라우스 조지 페르디난드 국왕 주최 리셉션 및 만찬에 참석한다.

한편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이틀 간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엔 박 대통령 외에도 오바마 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전 세계 53개 나라 정상, 그리고 IAEA, 유럽연합(EU), 인터폴 등 4개 국제기구 대표 등 모두 57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회의 마지막 날인 25일 △전 세계 위험 핵물질 감축과 △원자력 시설 방호 강화 △핵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 증진 등의 내용을 담은 정상선언문(헤이그 코뮈니케)을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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