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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칼럼] 규제 견제 제도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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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0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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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언론계를 떠나있던 시절. 민간 금융기관에서 일한 적이 있다. 뚜렷이 기억에 남는 것은 하늘을 찌를 듯한 관(官)의 위상. 기자 시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공(高空)에 관은 있었다. 제도라는 틀은 형식적 규제일 뿐. 자율화됐다고 어디 감히 민(民)이 ‘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을 벌일 수 있을까. ‘관이 치(治)하기 위해 존재하는’ 한국적 현실에서.

수그러들지 않아온 관치의 힘의 근원은 어찌 보면 후환에 대한 민의 두려움이다. 규제가 풀렸다고 맘대로 하는 건 참 순진한 일이다. 나중에 진돗개가 물고 늘어지듯 보복을 당할 수 있으니. 예컨대 자동차 보험료를 보자. 적자가 나온 자동차 보험은 가격을 올려야 하는 판국이었다. 형식적으로야 민간 금융기관들이 알아서 올리면 되는 일. 솔직히 현실이 그런가. 올리지 말고 참으라는 사인이 금융당국에서 나온다. 금융기관들은 관의 눈치를 보느라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해왔다. 요즘에서야 찔끔찔끔 관의 묵인 아래 보험료에 손을 대고 있다.

규제 완화의 깃발이 높이 들렸다. 시작은 항상 그랬다. 얼마나 오래 나부낄지가 관건이다. 그래서 한 번에 화끈하게 하는 것보다 지속가능한 대책이 실행에 옮겨졌으면 한다. 그 골격과 세부적 대책을 만드는 일은 정부의 몫이다. 지금까지 논의에서 빠진 몇 가지를 조언해본다.

먼저, 규제 완화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지에 대해 당사자인 기업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공표하는 것을 정례화하면 어떨까.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 3의 기관이 매년 행정당국의 규제 완화 의지와 실행 정도를 기업들을 대상으로 익명으로 평가하게 하자는 것이다. 관도 민의 눈치를 보게 해 규제완화의 깃발이 오래 펄럭일 수 있게 틀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그동안에도 정부 업무 평가는 있었다. 하지만 일반 정책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만족도 조사가 있었던 적도 있지만 대부분 무작위로 추출된 일반 국민이나 교수 같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했다. 정작 행정 행위의 대상인 기업들은 빠져 있었다. 이런 제안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강의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주식 매수기관들로부터 매년 평가를 받고 순위가 공개된다. 민간도 이런 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기관들은 그 행정 행위의 대상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게 당연하다.

다음으로 좀 과격한(?) 주장이 될지 모르겠다. 공무원 급여를 규제 편익과 비용에 일부라도 연동시켜보면 어떨까. 규제가 ‘암 덩어리’라면 이 정도의 ‘항암치료’를 받게 하는 건 필요하지 않을까. 김대기 전 대통령 경제정책비서관은 최근 저서 ‘덫에 걸린 한국경제’에서 공무원의 보수를 성장률, 물가상승률, 국가신용도 같은 경제운용 실적에 연계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행정부처별로 일년간 어느 정도 규제 완화의 ‘순편익(편익에서 규제로 인한 비용을 차감)’을 냈는지 계산해낸 다음 그 결과에 따라 급여가 움직이게 한다면 공무원들이 계속 규제를 풀지 않고는 못 배기는 효과가 생길 것이다.

끝으로 기업들의 체감 규제가 즐비하다는 지방행정 문제이다. 지방 정치와 행정이 섞여 있는 지방자치 단체장의 의사결정 사안이다. 그래서 해법을 찾기까지가 쉽지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선거 문화의 혁신을 제안한다. 주먹구구식으로 재원을 따져 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겠다는 식의 구시대적 선심 공약을 내는 후보보다 규제를 풀겠다는 새로운 발상을 내는 후보를 뽑아주는 풍토가 바람직할 것이다.

규제 완화, 격발은 됐다. 한 때의 바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행돼야 한다. 그 효과도 골고루 공유돼야 한다. 이번엔 어떨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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