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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도쿄스캔들 현지 가보니… "비리온상?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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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일본)=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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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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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직원들 "은퇴직전 '막차' 인사가 문제", 잠 못자고 영업했는데 '네트워크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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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도쿄지점 외관
"여기서 더 나빠질 게 있겠어요? 영업은 거의 안되고, 현지직원은 그만 두고…."

지난 10일 만난 국민은행 도쿄지점 직원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창 고객이 몰려들 점심시간인데도 영업점 창구는 한산했다. 여성 고객 한 명이 상담을 받고 있을 뿐이다.

영업점 왼쪽 회의실에서는 일본 금융청 직원이 부당대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를 시작한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수시로 드나든다. 지난해 12월 현지채용 직원이 서고에서 목숨을 끊은 후, 일부 현지 채용 직원은 회사를 그만뒀다. 본사 파견 직원도 대부분 교체돼 어수선했다.

국민은행 지점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떨어진 우리은행 도쿄지점은 이틀 전 전 도쿄지점장의 자살 소식으로 '충격'에 빠져 있었다. 숨진 지점장과 수개월 함께 근무했던 직원은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깝다"면서 "앞으로 영업도 많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銀 전 지점장 한인타운에는 "은인", "인사·전결권이 문제"=국민은행 전 도쿄지점장에 대한 '소문'은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지기 한참 전부터 돌았다는 게 현지 직원들의 전언이다. 그가 한인타운 상인들에겐 '은인'으로 불렸다는 것. 한인타운의 급성장에는 '한류바람'과 함께 국민은행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도쿄 신주쿠(新宿) 한인타운은 '뉴커머'((New comer)라 불리는 한인들이 주도해 성장했다. 이들은 80년대 후반부터 유학생 비자를 들고 일본에 진출한 소상공인으로, 이미 일본에 자리 잡은 재일교포에 비해 '뿌리'가 약하다.

뉴커머들은 한류바람을 타고 2009년 이후 음식점, 미용실 등 상점을 운영하면서 재력을 키웠지만 대출심사가 엄격한 일본 메이저 은행에선 대출을 받기 쉽지 않았다. 한 도쿄지점 직원은 "뉴커머들이 한국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상가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면서 "5층 건물 임대료만 받아도 연 8~10% 수익이 나기 때문에 2~3% 리베이트가 전혀 아깝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지점에서 단기성과를 내려는 국내 은행과 뉴커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진 국민은행의 경우 지점장 전결권이 타 은행 대비 많게는 10배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점장은 대출규모가 전결권을 넘으면 본점 심사를 피하기 위해 대출 건수를 쪼개서 실행했다는 것이다.

다른 현지 직원은 '인사 시스템'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본국에서 고생했다면서 위로 차원에서 은퇴 직전 편히 쉬라고 국외 지점으로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쿄지점이 과거엔 '엘리트' 은행원의 승진 코스였으나 현재는 은퇴 직전 '막차'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그는 "본국에 다시 들어가 승진 기회를 얻어야 하는 젊은 직원을 해외로 보내야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리온상'비판에 현지직원 허탈 "영업위축 불가피"='도쿄스캔들'이 터진 후 현지 은행원들은 허탈감은 크다. 무엇보다 '비리온상' '특혜세력'으로 싸잡아 비난받는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 현지 직원은 "네트워크 구축한다고 초창기엔 하루 두 세 시간 밖에 잠을 못 잤다"면서 "삼성이나 대기업 직원들이 해외서 일하면 '수출역군'이라 칭찬하면서 해외 은행원들은 왜 특혜세력, 비리온상으로 싸잡아 비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일본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현지 이미지가 악화되면 애써 구축한 영업 네트워크가 무너질까 걱정이 크다.

다른 은행 직원은 "일본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비리'이야기만 나와도 은행 이미지에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일본 금융당국의 촘촘한 규제로 향후 3년 이상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단 전망도 나온다. 당장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되면 도쿄지점의 통합이 쉽지 않을 거란 우려도 지적도 나왔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이 들어선 유라쿠초덴키빌딩 옥외 광고판, 왼쪽 중간에 국민은행 간판. 국민은행은 이 건불 14층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이 들어선 유라쿠초덴키빌딩 옥외 광고판, 왼쪽 중간에 국민은행 간판. 국민은행은 이 건불 14층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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