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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관료, 단 한 명의 국민도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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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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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1분1초"가 급한데 보고하느라 골든타임 날려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 닷새째인 20일 오전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해 청와대로 향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대교 검문소 2km 전방에서 경찰과 대치, 길이 막히자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자 옆에서 여경이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실종자 가족은 "우리 아이들 살려달라. 도로 점거 않고 인도로 갈 건데 왜 막느냐"며 진도대교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2014.4.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 닷새째인 20일 오전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해 청와대로 향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대교 검문소 2km 전방에서 경찰과 대치, 길이 막히자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자 옆에서 여경이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실종자 가족은 "우리 아이들 살려달라. 도로 점거 않고 인도로 갈 건데 왜 막느냐"며 진도대교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2014.4.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공상과학영화에 흔히 나오는 것처럼, 4월16일 이전으로 시계바늘을 되돌려 놓을 수는 없는걸까.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6일째가 지나면서 한가닥 걸었던 '기적의 희망'이 체념으로 뒤바뀌자, 초기대응 과정을 놓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부터 국무총리실,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경 등 구조와 관련된 전 부처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청와대도 예외는 아니다. '1분1초'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국가위기 콘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위기관리실이 사고발생 39분이 지나서야 휴대폰 문자로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21일 드러났다.

지난 16일 전남소방본부가 처음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이날 오전 8시52분, 이후 6분후인 오전 8시58분에 목포 해양경찰청 상황실에 사고가 접수됐고 이어 오전 9시10분에 해양경찰청 구조본부가 가동됐다.

국가재난관리 컨트롤타워인 안전행정부 중앙안전상황실은 사고발생 33분 뒤인 오전 9시25분에야 강병규 안행부 장관에게 유선전화로 사고사실을 보고했다.

결국 오전 9시40분이 되어서야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구성됐고, 국가재난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고접수 53분만인 오전 9시45분이 되어서야 가동되면서 '심각경보'를 발령했다.

이때는 이미 세월호 좌현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겨 선체가 90% 이상 수면으로 기운 뒤였다.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부처간 중복 보고체계로 사실상 날려버린 것이다.

해경이든, 소방서든 사고접수 최말단부서가 첫 신고를 받은 직후 해경을 비롯해 육, 해, 공군에 비상상황을 동시전파해 현장에 즉각 대규모의 헬기와 구조선을 급파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번 구조과정에서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경찰 등의 불협화음이나 미숙한 협조체계 등이 국민들 앞에 낱낱이 드러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지난 17일 해경과 해군 등 구조·수색팀이 세월호 식당칸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가, 해경이 "식당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 공기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정 발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앞서 중대본과 해경은 사고 첫날에도 세월호 승객 구조인원을 368명이라고 발표했다 164명으로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구조과정에서도 정녕 콘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잠수사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대형 바지선, 무인잠수정, 해난구조용 엘리베이터인 '다이빙벨' 등의 장비가 사건 발생 한참 뒤인 20일, 21일께나 도착해 활동을 시작한 것을 두고 민관군 합동수색본부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작동되지 있는 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왜 이런 장비들이 사건 초기에 한꺼번에 투입돼 만에 하나 있을 '에어포켓'을 찾지 못했냐는 지적이다. 정부의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은 SNS상에서 '잠수함 충돌설' 등 유언비어가 활개를 치도록 한 몫했다.

해경과 인천항만청은 평소 세월호에 대한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50일 전 해양경찰청과 인천항만청 등이 실시한 특별 안전점검 당시 세월호가 비상훈련과 관련한 모든 점검항목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점검단은 선내 비상훈련 실시 여부, 비상배치표 게시 여부, 비상시 여객이 알아야 할 사항 게시 여부 등 비상훈련과 관련한 모든 항목 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내렸다.

이런 와중에 전남 진도 팽목항 상황본부의 세월호 침몰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다 가족들에게 항의를 받은 송영철 국장이 직위를 박탈당한 사건은 대한민국 관료의 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또한 사건 발생이후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와 물품이 답지하고 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분하는 공무원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학생들이 대규모 참사를 당한 단원고등학교의 주무 부처인 교육부 서남수 장관이 사고 당일인 16일 오후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다, 팔걸이 의전의자에 앉아 태연히 컵라면을 먹어 뭇매를 맞은 일도 있었다.

서남수 장관은 지난 18일 저녁 수행원 3~4명과 함께 경기도 희생자 학생 장례식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한 수행원이 유족에게 "교육부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해 가족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재난구조 전문가는 "큰 일이 발생할 때만, 비전문가들이 모이는 중대본으로는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로 여기며 영혼을 바치는 관료들이 대한민국에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자에 대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고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반드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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