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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구지하철참사 유족 "여론 떠난 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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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팀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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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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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11년전과 같다" 한숨… "당국 약속 안지켜져"

2·18 대구 지하철 참사를 하루 앞둔 지난 2월 17일 오후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안치된 신원 미확인 6명의 묘지를 찾아 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2·18 대구 지하철 참사를 하루 앞둔 지난 2월 17일 오후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안치된 신원 미확인 6명의 묘지를 찾아 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11년 전 우리가 당한 것과 똑같은 모습입니다. 11년이 지났으면 더 좋아져야 하는데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변한 게 보이지 않습니다."

2003년 2월18일 화마에 사랑하는 부인과 딸을 떠나보낸 전재영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사무국장(53)은 입을 떼기 앞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6일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476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 침몰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엿새가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 수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습된 사망자는 60여명에 불과하고 실종자는 여전히 200명을 훌쩍 넘는다. 전 사무국장은 이같은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질적인 피해자나 실종자 가족을 위한 수습이라고 볼 수 없어요. 행정당국 자신들을 위한 사고 수습이라고 봐야 합니다." 전 사무국장은 현재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는 행정당국의 태도에서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정부의 잇단 실정과 더딘 사고 수습과정이 국민여론만 우선시 하는데서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당시 대구지하철화재참사에서도 정부의 사고 수습과정에 실망이 컸다고 전했다. 정부가 사고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사고를 수습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유족들은 집에 있으라고 해놓고 사고 현장을 자기들끼리 정리하고 물청소를 했어요. 나중에야 정부가 치워놓은 쓰레기더미에서 유족들이 시신을 찾았습니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정부가 했던 약속들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추모공원, 위령탑, 추모공원 등을 건립하기로 했던 11년 전 대구시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지금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하는 약속들이 여론의 관심이 떠나면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번 참사에서 선장과 선원들만 무조건 비난하기 보다는 사회 시스템 측면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개인의 잘못도 크지만 이같은 사고를 발생시킨 시스템을 구축한 전문가와 정부의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기관사 욕을 엄청나게 했다. 그런데 나중에 여러 가지로 분석해보고 상황을 알아보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문제가 더 컸다."

전 사무국장은 누구보다 큰 고통을 겪고 있을 실종자 가족과 유족들에게 격려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사무국장을 해보며 여러 사람을 만나보니 사람들을 만나 같이 이야기하고 울며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슬픔에 젖어 혼자 있는 사람들은 병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에는 나도 충격이 너무 커서 멍하게 있었지만 무조건 슬픔에 젖어 있기 보다는 이성을 찾아 제대로 된 사고 수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고의 당사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전 사무국장은 말을 이어가다가도 몇 번이나 목이 메었다. 세월호 참사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볼 수 없는 이유에서다. 11년이 지난 오늘도 그의 비극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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