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LNG사업 1조300억 본계약 체결, 현대그룹 위기 끝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MTIR sponsor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L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 매각의 본 계약을 체결한다.

매각 성사에 따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700%대로 떨어지고 유동성 위기에서도 벗어난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수년을 끌어온 현대그룹 문제가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본지 4월24일자 1면 보도 현대그룹, LNG사업 매각 곧 마무리…당국 "위기 끝났다" 참고)

29일 금융권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IMM인베스트먼트와 30일 현대상선 LNG사업부 매각 본 계약을 체결한다. 매각대금은 6월 말 입금된다.

이번 인수 작업에 정통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실무 절차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 늦어질 수는 있지만 본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가 사실상 완료됐다"고 밝혔다.

IMM인베스트먼트에 자본투자자로 참여하는 새마을금고와 과학기술공제회 등은 투자심의위원회 결재와 같은 내부절차를 마쳤고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은행들도 내부승인 작업을 밟았다.

매각대금은 당초 제시한 금액에서 약 500억원 깎은 1조300억원이다. 현대 측은 매각이 성공하면서 5200억원의 부채를 해결하고 장부가 대비 3300억원의 매각이익을 얻는다. 부채는 줄어들고 자본은 늘어나는 셈이어서 14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은 700%대로 뚝 떨어진다.

부채와 후순위 매각대금 등을 제외하면 현금은 3800억원 유입된다. 현대상선은 최근 사모 회사채를 상환하면서 현금보유액이 7000억원에서 4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LNG사업부 매각 성사를 기점으로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끝났다고 진단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큰 고비를 넘겨 현대그룹 문제는 일단 잊어도 된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 역시 "적어도 연내 유동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물론 내년 이후 해운업 등 관련 업종의 경기회복이 계속 지연된다면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는 있다.

LNG사업부 매각에 이어 현대증권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낸다.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가급적 오는 9월까지 매각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그룹은 해운업황 부진 등으로 수년간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다가 2013년12월 3조2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금융계열사 매각과 LNG 운송사업 등 일부 사업부문 매각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