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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통]'에로티카'의 인기,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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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17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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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통]'에로티카'의 인기, 바람직한가
미국은 할리퀸 로맨스의 계보를 잇는 로맨스 판타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흐름을 주도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E L 제임스)가 1억 부(전자책 비중은 절반)를 돌파했다는 보도를 했다.

성행위에 큰 비중을 둔 로맨스로 19세기 중반에 등장했던 용어인 '에로티카'(erotica)로 불리기도 하는 이 소설은 청소년기의 아픔을 지닌 27세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와 대학을 갓 졸업한 21세의 아나스타샤 스틸의 사랑 이야기이다. 시간당 10만 달러나 버는 그레이는 조각 같은 몸매와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성격의 소유자다. 출판사에서 편집자 보조역으로 일을 시작한 스틸은 엄청난 미모를 갖고 있다. 이 소설은 SM을 매개로 전개되지만 SM은 단지 이야기를 끌어가는 장치일 뿐 남녀가 서로 합일되어가는 로맨스다.

'그레이…'를 펴낸 출판사는 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출판을 위한 브랜드) 중 하나인 빈티지다. 빈티지는 2012년 3월부터 6월까지 불과 3개월 동안 이 시리즈를 4000만 부나 팔았다. 2003년에 출간된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2003년에 첫 발행된 후 2009년까지 6년 동안 판매한 부수가 8,000만 부였으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얼마나 대단한 베스트셀러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 최대의 출판사인 랜덤하우스는 1998년에 텔레비전 및 광고, 책, 잡지, 인쇄, 미디어 통신 서비스, 총괄본부 등 6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된 독일계 기업인 베르텔스만에 10억 달러 가량에 인수되었다. 랜덤하우스는 '빈티지', '크노프', '샤토 앤 윈더스'와 '윌리엄 하이네만'을 비롯한 미국과 영국의 58개의 독립적인 '임프린트' 브랜드를 갖고 있다.

베르텔스만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랜덤하우스의 평균 세전 이윤은 1억 6,100만 유로에 불과했다. 그룹 내에서 매출 비출 비중이 낮아 출판은 항상 마이너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그레이…' 덕분에 2012년 상반기의 세전 이윤은 1억 8500만 유로나 됐다. 베르텔스만 전체 이윤인 3억5300만 유로의 절반을 넘는 52.4%나 차지하면서 출판은 새롭게 각광을 받았다.

이 소설의 판권은 2012년 5월경에 이미 32개국에 팔려나갔다. 독일어판은 같은 해 7월, 프랑스판은 같은 해 10월에 출간됐다. 한국어판은 같은 해 8월에 시공사에 출간되며 '19금'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어판은 지금까지 48만 부가 팔렸는데 그중 전자책은 14만 부로 29.2%를 차지했다. 전체 전자책 판매 비중이 미미한 것에 비하면 '그레이…'의 인기는 전자책의 부정적인 실체를 보여주기도 한다.

에바 일루즈는 '사랑은 왜 불안한가'(돌베개)를 통해 "이성애 관계가 직면한 내적 도전이 무엇인지 밝혀주는 동시에 섹스문제의 자구책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인 '그레이…'가 조악한 문학"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인기행진은 계속될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올해 말쯤 개봉될 예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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