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 부는 '안전(安全)바람'

(서울=뉴스1) 정회성 기자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17일 울산광역시 석유화확공단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의 시설·설비의 노후화 상태와 안전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2014.5.17/뉴스1

세월호 참사 이후 연이은 각종 안전사고로 전 부처가 ‘안전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각 부처들은 담당 분야의 안전 점검을 강화해 대형 안전사고를 사전에 막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관들도 앞장서 산업현장을 돌며 ‘안전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18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 각부처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안전을 두고 각종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산업 시설 등 산업 현장과 근로자와 직접 맞닿아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여러 안전사고 제도 개선 방안과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부는 제철소와 석유화학공장, 발전소 등 주요 산업시설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에 나섰다. 설비 설계에서 운영까지 단계별 안정성 확보 조치 현황, 사고 발생 시 대응체계, 정부와 민간기업의 관련 조직·제도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산업안전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고장, 화재, 폭발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의 대응 매뉴얼을 정비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중소기업 안전·보건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안전보건지원자 지정제'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의무가 없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자율적 안전·보건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사업주가 현장 직원을 안전·보건지원자로 지정, 사업장 안전점검과 근로자 건강관리 등의 직무를 수행토록 한다. 고용부는 중소기업이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을 신규 채용할 경우 고용보험 기금의 채용지원금을 2년간 지원(현행 1년 한도)토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CEO에 대한 안전·보건교육도 실시한다. 특히 고용부는 50인 미만 제조업 사업주가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한 경우 산재보험료율을 10% 할인해 주는 산재예방요율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업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주요 산업단지를 직접 찾아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규제 완화의 움직임이 거셌지만 안전 분야에 대해선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안전 관련 부서에서는 작은 사고발생 가능성도 차단하겠다는 각오로 정책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관들도 현장을 분주히 누비고 있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안전모를 쓰고 17일 울산 석유화학공단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방 장관은 "안전에 대한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며 "협력업체에 하청 업무를 줄 때 안전에 관한 비용과 관리에 드는 시간까지 고려했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 장관은 12일에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안전문화 확산 및 경제활력 다짐대회'에 참석, 안전문화 캠페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인수·생산기지(5일), 서울 강남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와 코원 에너지서비스(11일)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현장을 챙겼다. 산업부 고위 공무원들도 연일 독성가스, 도시가스 등 가스시설과 발전소, 송변전소 등 전기시설, 석유시설, 산업단지 등을 방문해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