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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온 날 시신 5구 나와…장관 묶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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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도(전남)=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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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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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남은 실종자 18명…진도체육관 가족들 5번째 주말

세월호 침몰 사고 32일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향해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침몰 사고 32일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향해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엄마는 눈물이 난다. 사고 후 3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딸이 바다에 있단 사실이 믿기지 않는 엄마는, 기운 없이 눈물만 훔쳤다. 아빠는 엄마 옆에서 한숨을 내쉬다 담배를 물었다. 가슴에 쌓아둔 말이 너무 많아 이젠 말문이 막힌다. "까먹었다 OO아 어떡하니. 해준 게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옆에 있던 다른 실종자 아버지가 거들었다. "며칠 전에 팽목항에서 다 같이 이름을 부르는데… 오죽했으면 그 순간에 딸 이름이 생각이 안 났대. 그게 아빠의 마음이야. 내 새끼 몸이라도 봐야 믿어지지. 어느 한쪽 가슴엔 그래도 어떻게 기적이 있어서 살아 돌아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18일 오전, 가족들은 진도 실내체육관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고 있었다. 바람도 답답함을 날려버리진 못했다. 아직도 눈에 선한 딸의 얼굴.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호물품으로 지급된 '검은 재킷'을 맞춰 입은 아버지 3명은 스스로를 '빠삐용 삼총사'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날 새벽 희생자 1명이 발견됐지만 내 가족은 아니었다. 이제 남은 실종자는 단 18명. 누가 끝까지 남을지, 이젠 '초치기' 단계다. 아버지들은 또 다시 아이를 맞으러 수색현장으로 떠났다.

◇다섯번째 주말…머릿속엔 희생자 숫자만

벌써 다섯 번째 맞는 주말, 진도 실내체육관은 고요했다. 시간감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가족들 머릿속엔 오직 사고 후 흐른 날짜와 남은 희생자 수만 새겨져 있다.

"이제 남자아이는 세 명 남았어. 탑 쓰리(Top-three)에 들어와 있다. 탑 쓰리…" 아버지는 이런 일로 아들이 높은 순위에 든 현실이 기막히기만 하다. "정부는 OOO군만 안 꺼내줘. 강력히 요구하는 바, 우리 아들 좀 꺼내달라고…"

33일째, 기나긴 기다림을 웃음으로 자위해보려 하지만 가슴은 타들어간다. "하루하루가 지옥이야.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있잖아, 내가 아프고 싶어. 무슨 말인지 알아요?"

가족을 품에 안을 수만 있다면 긴 기다림도 힘들지 않다. 이들이 걱정하는 건 가족을 찾기 전에 수색이 중단되는 것. 조용한 체육관은 이따금씩 가족들의 성토로 들썩였다.

딸을 그리는 마음은 일흔다섯 노모도 마찬가지다. 토요일 온종일 자다깨다를 반복한 어머니는 저녁 즈음 체육관을 나서 멍하니 일몰을 바라봤다. "딸을 잃어버리고 꿈을 꿨는데… 바다에 물이 흙물인데 여기 디뎌도 풍덩, 저기 디뎌도 풍덩. 나만 간신히 어떤 사람이 구해줘서 언덕으로 올라붙었는데 나머진 못 올라왔어."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곳곳에 실종자 가족들의 빈자리가 늘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곳곳에 실종자 가족들의 빈자리가 늘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내 딸 꺼낼 수만 있다면…"

이번 주말 체육관엔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방문이 잇따랐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가족을 바다 속에서 꺼내는 것 이외에는 특검도, 사후대책도, 보상도 관심 밖이었다.

가족들은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산해진미를 갖다 줘도 소용없다. 우리가 먹는 것도 아이들을 찾기 위해서"라며 "여기가 아니라 바지로 가서 잠수사들을 응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남은 실종자 숫자도 몰라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 아버지는 "지금 실종자가 18명인 건 지나가는 개도 다 아는데 왜 온 거냐"고 질타했다. 한 어머니는 "내 딸 어떻게 꺼낼 건지, 잠수사 어떻게 모집할 건지 방안 가져왔냐. 여기 오지 말고 바지선 가서 잠수사들에게 과일이라도 하나 깎아주시라"고 항의했다.

가족들은 토요일 오후 방문한 이주영 해수부 장관을 붙들고 "수색 현장을 떠나지 마시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 어머니는 "장관이 다녀간 날 희생자 시신이 5구나 나왔다"며 "장관을 묶어놓기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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