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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도 공주로 살아…" 눈물의 추모 계속되는 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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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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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전국 각지서 팽목항 찾는 방문객 이어져

(진도=뉴스1) 문창석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향해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염원하며 기도하고 있다. 2014.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향해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염원하며 기도하고 있다. 2014.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방파제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묶여있는 노란 리본이 날아갈 듯 춤을 췄다.

방파제 위에는 각지에서 팽목항에 들른 방문객이 띄엄띄엄 있었다. 한 젊은 부부가 사고 해역을 향해 눈을 감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했다. "학생들이 빨리 돌아오게 해 주세요."

1분간 기도를 마친 이들은 방파제 끝에 있는 등대 주변까지 서서히 돌면서 노란 리본을 손으로 하나씩 잡고 적힌 문구를 읽어갔다. 20여m를 가는데 1분이 걸릴 정도로 천천히 걸어갔다.

리본의 문구를 읽어가던 아내의 발길이 한 곳에서 멈췄다. 이내 어깨가 들썩였다. 왈칵 터져나온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한참 방파제 위에 서 있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리본에는 '거기서도 공주로 살아'라고 쓰여 있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스님과 진도읍 주민들이 사고해역을 향해 기도하고 있다. 2014.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스님과 진도읍 주민들이 사고해역을 향해 기도하고 있다. 2014.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월호 참사 33일째인 18일에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는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이어졌다.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의 수가 줄어 이들의 행렬은 더욱 눈에 띄었다.

이날 팽목항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온 방문객들이 많았다. 남편과 2살 난 딸과 함께 대전에서 왔다는 김미현(33·여)씨는 "그동안 남편과 내가 서로 바빠 오지 못했지만 한가한 주말을 맞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동안 시신들이 많이 수습됐다지만 한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18명이나 찬 바다 속에 있는 것 아니냐"면서 "팽목항까지 와 주변을 돌아보니 먹먹한 마음이 더해간다"며 울먹였다.

광주에서 아내와 중학생인 두 딸과 팽목항에 온 박기준(43)씨는 "우리 딸 또래인 어린 아이들이 이런 참사를 당한 게 가슴 아프다"며 "실종자 가족들은 시신이 수습되기만을 바란다고 들었다. 하루 빨리 가족에게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후 진도군 팽목항에서 스님들과 불자들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며 방파제를 걷고 있다. 2014.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33일째인 18일 오후 진도군 팽목항에서 스님들과 불자들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며 방파제를 걷고 있다. 2014.5.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오후 2시쯤 방파제 위에서는 실종자들의 귀환을 염원하는 불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대한불교조계종 팽목항 법당에 기도를 하기 위해 방문한 부산 마하선원 대중 스님과 신도 40여명은 한 줄로 길게 늘어서 '관세음보살'을 외며 방파제 위를 천천히 걸었다.

이내 이들이 외는 염불 소리가 팽목항 내에 울려퍼졌다. 신도 중 일부는 울먹이며 바다를 향해 연신 허리를 숙였다. 아이들을 삼킨 바다는 대답이 없었다.

신도 김모(60)씨는 "어린 애들이 그렇게 돼서 어쩌나…"하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나도 이렇게 가슴 아파 죽겠는데 부모들은 어쩌겠나"라며 바다를 흘겼다.


18일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팽목항 법당에 기도를 위해 방문한 부산 마하선원 대중 스님과 신도들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서 바다에 실종자의 귀환을 빌고 있다. © News1   문창석 기자
18일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팽목항 법당에 기도를 위해 방문한 부산 마하선원 대중 스님과 신도들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서 바다에 실종자의 귀환을 빌고 있다. © News1 문창석 기자



이날 오후 팽목항의 한 접안시설 위에 남성 한 명이 올라섰다. 실종자의 아버지로 보이는 그는 바다가 보이자 한동안 건너편을 바라봤다. 푸른 물결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바다로 향하는 내리막 경사가 있는 곳까지 걸어간 그는 경찰이 안전을 위해 지키고 있는 선에서 멈춰섰다. 찬 바다 속에 갇혀있는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었지만 허락되는 거리는 거기까지였다.

그 자리에 주저앉은 아버지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다 "니 거기서 뭐하나. 빨리 안 오고…"라고 말했다. 시선은 바다에 계속 고정돼 있었다.

허리가 아픈 듯 오른손으로 허리를 만진 아버지는 이내 가슴을 쳤다. 그는 필터가 새까맣게 타버린 꽁초를 남기고 자리를 일어섰다. 흰 연기가 팽목항의 하늘에 흩어졌다. 아이를 삼킨 푸른 바다는 무심히 일렁이기만 했다.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방파제 위에 한 부모가 실종된 학생을 위해 준비한 간식이 놓여있다. © News1   문창석 기자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방파제 위에 한 부모가 실종된 학생을 위해 준비한 간식이 놓여있다.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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