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실 의사로 변신..왜?

머니투데이
  • 이지현 기자
  • VIEW 5,045
  • 2014.05.26 06: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수면 마취 후 무자격자 수술하는 '오더리' 극성, 돈벌이에 눈먼 병원이 부추겨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척추병원을 찾은 환자 A씨(60). 의사 B씨는 A씨에게 척추 뼈 사이 간격이 좁아져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탈출증이 있다며 척추 마디를 핀으로 고정하는 척추 고정수술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수술을 주저하던 A씨에게 의사는 많은 환자를 수술해 수술 경험이 많으니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을 위해 수면 마취에 들어간 A씨의 수술을 집도한 것은 의사 B씨가 아니라 이 병원에 척추 수술 재료를 공급하는 영업사원 C씨였다. B씨는 수술이 끝난 후 A씨의 상태에 이상이 없는지만 점검했을 뿐이다.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지만 수면상태에서 수술을 받는 A씨는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병원의 도 넘은 상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대형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 중 의사가 바뀌는 이른바 '섀도우(그림자) 닥터'가 화제가 된 데 이어 이번에는 정형외과의 일명 '오더리(Orderee, 의사의 지시를 받고 의료행위를 하는 비의료인)'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들을 수술해 돈을 벌겠다는 일부 의사들의 욕심이 오더리를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섀도우닥터, 오더리, 테크니션…수면 마취 중 벌어지는 일들=최근 서초경찰서는 정형외과 수술방에 CCTV를 부착해 오더리가 수술하는 장면을 찍어 병원을 협박한 전직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적발했다. 이들은 정형외과에서 의사 대신 메스를 잡는 오더리가 횡행한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

오더리는 수술실에 들어가 의사의 수술을 보조하는 진료 보조 인력을 지칭하는 의료계 은어다. 중소병원에서 의사가 수술을 하기 전 수술 부위를 절개하거나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일부 척추관절병원은 아예 오더리들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지만 내부고발이 아니면 적발하기 쉽지 않아 오더리 집도가 횡행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치료재료를 납품하는 영업사원들이 인공 관절을 넣고 척추 지지대를 박는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며 "테크니션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워낙 많은 병원을 다니면서 수술 시범을 하다보니 의사보다 수술을 더 잘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영업사원이 재료 사용법을 설명하기 위해 수술을 맡지만 손이 부족한 의사들이 재료 거래를 빌미로 이들을 수술실로 내몰고 있다.

◇박리다매, 리베이트 문화가 만든 기현상=그러나 오더리는 대형 성형외과에서 수술 마취 후 의사를 갈아 치우는 섀도우 닥터보다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척추관절 수술이 병원 간에 치열해지며 일부 병원은 저렴한 가격을 내걸기 위해 오더리를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며 "오더리가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다"고 했다.

오더리는 의료계에 만연한 리베이트와 연관이 깊다는 견해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술 환자가 많으면 치료 재료나 의료기기 구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영업사원을 무상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리베이트로 수술 건수를 늘려 해당 병원으로의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거나 수술 장면을 찍어 보호자에게 공개하는 식으로 오더리 집도를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메디슈머 배너_비만당뇨클리닉 (5/10~)
남기자의체헐리즘 (1/15~)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