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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 지정 확대, 기업들 "부담만 늘고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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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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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29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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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士'자의 운명 쥔 법안들 ① 회계사 (1)]

감사인 지정 확대, 기업들 "부담만 늘고 실효성 의문"
"사외이사 비용도 벅찬데 회계법인까지 지정 받으라니 정말 상장 괜히 했다 싶다". 한 코스닥기업 대표의 말이다. 정치권에서 감사인 지정을 모든 상장법인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자 상장사들은 "탁상공론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감사인 지정 확대는 당장 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회계법인과만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수임료 협상이 불가능하고 초도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외감법인을 자유선임하던 기업이 2012년 지정감사인으로 변경된 경우 평균 수임료가 8000만원으로 자유 선임 대비 5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부실기업이 금융당국에서 외부 감사인을 지정받는 만큼 수임료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보면 지정받은 감사인과는 수임료 협상이 불가한데다 초도 조사가 길어진 탓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문종열 한국상장사협의회 회계제도파트장은 "외부 감사인이 새로 오면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상황과 사업 특성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이에 따른 소요 시간과 필요 인력의 증가에 따른 비용은 결국 상장사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인 지정이 확대되면 오히려 감사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조업체의 경우 회계기준이 일반화돼 있는데 반해 금융, 건설, 바이오 등은 회계감사시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산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회계법인이 지정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상장기업들의 퇴출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계기업들에 대해 지정 감사인들은 부실감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승인해주지 않거나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부정적 감사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감사인 지정을 전면 확대하면 한계기업들이 많은 코스닥시장이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감사인 지정 확대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업계에서는 외부 감사인을 지정해도 감사 품질 제고와 직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재무제표를 엉터리로 작성한 기업과 이를 부실 감사한 회계법인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감사인 지정이 확대되면 회계법인들이 감사인 지정 권한이 있는 금융당국에 잘 보이려 줄을 서고 결탁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바이오 상장사 관계자는 "바이오 같은 특수 업종은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한데 금융당국의 일방적인 감사인 지정으로 그동안 회계법인과 쌓아온 관계를 새로 지정받은 회계법인과 다시 구축해야 한다면 맥 빠지는 일"이라며 "기업이 신뢰도를 위해 유명 회계법인을 선택하든,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 중소형 회계법인을 선택하든 선택의 자유는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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