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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5명 죽고, 250명 다치는 산재위험국가...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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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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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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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서 2번째)이 울산 LS니꼬 사고 현장을 찾아, 현장관계자와 사고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 안전보건공단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서 2번째)이 울산 LS니꼬 사고 현장을 찾아, 현장관계자와 사고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 안전보건공단
"아직도 산업재해를 단지 운이 없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거나, 안전에 필요한 돈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인식 속에선 절대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최근 우리나라에 발생하고 있는 각종 재난·산재사고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안전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란 얘기다. 백 이사장은 무엇보다 안전이 국민 삶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며, 우리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치라는 인식이 확산될 때 안전이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 이사장은 "최근 발생하는 사고의 원인 중 하나는 위험의 하도급화 경향을 들 수 있다"며 "기업 경영의 측면에서 단순히 비용만 고려하다보니, 대기업은 위험작업을 싼값에 하청업체에 넘기고, 하청업체는 안전에 대한 고려없이 작업을 서두르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리비용이 사고 예방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보다 적게 들어간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라며 "사고가 한 건 발생했을 때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커지면 기업들도 사고를 예방하는 분야에 중점을 두고 투자와 집행이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백 이사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장 안전점검에 그 어느때보다 신경쓰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와 고양 버스종합터미널 화재사고 등 국민을 불안케 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특히 산업현장에선 산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선 9만1000여명의 재해자가 발생했고, 이중 약 2000명이 사망했다. 희망과 꿈의 터전이 되어야 할 일터에서 매일 250여명이 다치고, 하루 5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도 한 해 19조원에 이른다.

안전보건공단에선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특별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화학공장이나 건설현장, 다중이용 시설 등의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수칙 준수 지도, 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운영, 지도점검 등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에서 안전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안전관련 매뉴얼에 대한 점검과 교육, 훈련 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단 27개 지사별로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사업장을 직접 방문, 경영층을 대상으로 재해예방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백 이사장은 "공단 6개 지역본부에선 대형사고예방 토론회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사고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단과 재해예방 업무협약을 체결한 기관들은 공동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형사고 예방 결의대회를 갖는 등 안전사고예방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이사장은 최근 산업안전보건의 정책을 사업장 스스로 안전보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선 전체 재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근로자 수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위험성평가제도'와 '산재예방 요율제도'다. 위험성평가는 안전보건 조치 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스스로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소를 파악하고 평가한 뒤, 노·사가 협력을 통해 재해를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에선 이미 1990년대부터 위험성평가를 기반으로 자율규제방식의 재해예방활동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위험성 평가는 국내 모든 사업장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은 여건상 자율적인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산재예방 요율제도'는 근로자 수 5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의 안전보건활동 참여유도를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는 제도다. 5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의 사업주가 '위험성평가 인정'을 받거나 '사업주 교육'을 이수한 경우, 해당 사업장의 산재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으로, 사업장에서 위험성평가 인정을 받을 경우 3년 동안 해당 사업장의 산재보험요율을 20% 인하해 준다. 사업주가 고용부 장관이 실시하는 교육을 이수하고, 자체적으로 산재예방 계획을 수립해 인정을 받을 경우엔 1년간 10%의 산재보험요율을 할인받는다.

백 이사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눈으로 확인하고, 현장에서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껴야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우리사회가 무엇이든 빠르게 처리하려는 '빨리 빨리' 문화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안전분야 만큼은 '조심 조심'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근로자와 사업주의 안전에 대한 의식과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위험요소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결국 재해예방의 해답도 현장에 있는데, 노·사 모두 안전이 기업의 성장엔진 중 하나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안전활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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