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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 '지주사'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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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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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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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상장]현 지배구조 그대로 유지한 채, 향후 그룹 분할 밑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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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 3남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지주회사요?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지난달 8일 삼성SDS 상장 추진 발표에 이어 3일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계획이 전격 공개되면서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자 삼성 고위관계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54,700원 상승1400 2.6%)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85,400원 상승1500 1.8%)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담당 사장 등 3남매가 지분을 보유한 곳이어서 상장 추진에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계획 발표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밑그림이 사실상 그려진 것으로 평가한다. 그 틀은 '지주회사 전환'이 아니라 현행 지배구조 유지를 통한 3남매의 삼성그룹 분할이다.

삼성그룹은 현재 '이건희 회장→삼성생명 (76,200원 상승1600 2.1%)→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이재용부회장(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소프트랜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 '지주사' 아니었다
◇지배구조 정점 삼성에버랜드 왜 상장하나=삼성에버랜드는 이날 오전 7시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에버랜드는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분기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상장주관사를 아직 정하지 않았고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제안요청서)를 곧 발송할 예정"이라며 "신주발행을 할지, 구주매출을 통할지는 주관사 선정 후 논의해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가능성은 2012년에도 제기됐다. 하지만 그해 2월 이재용 부회장은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를 상당기간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두 회사의 상장설이 퍼졌는데 이 부회장은 자칫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삼성이 이번에 삼성에버랜드의 상장방침을 정한 것은 이건희 회장 이후 후계구도와 3남매간 사업분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상장을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외부자금을 원활히 조달하는 것과 보유지분을 현금화하는 길을 여는 것이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패션과 레저 등 삼성에버랜드의 다양한 사업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데 이를 위해 상장이라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지분을 원활히 현금화할 수 있게 돕는 조치가 된다. 현재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호텔신라와 제일기획 (24,850원 상승100 0.4%) 등에서 경영활동을 하지만 해당 회사의 지분은 없다.

이들 회사 지분을 인수하려면 이 회장의 증여나 상속분 외에도 현재 보유한 지분을 현금화하는 게 불가피하며 이 과정이 비상장보다 상장회사인 게 유리하다. 당장 지분을 정리하지 않더라도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사업을 확장,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지분평가액도 커진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지분을 8.37%, 3.9%씩 보유 중인데 그 가치는 1조2300억원 내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두 회사 상장으로 3조6000억원(에버랜드 지분 가치 1조 8821억원은 비매각 자산)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 '지주사' 아니었다
◇삼성, 지주사 전환 불필요한 이유= 일각에서는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후 삼성에버랜드 지주회사나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48,100원 상승2300 5.0%) 등을 기반으로 한 지주회사가 나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쏟아져나온다.

정작 내부에선 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들 수 있는 데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려면 금산법이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등이 필요해서다.

금융회사의 최대주주인 동시에 자회사 지분 합계가 총자산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법과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으로 지분이 20.76%고 삼성에버랜드는 지분 19.34%로 2대주주여서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요건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증여나 상속하는 경우 상속세 등을 납부하고 나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삼성에버랜드로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이 최대주주였던 때와 달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의 출자고리에 놓여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이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34% 중 10%가량을 매각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10~20%를 증여 또는 상속받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되면 현재와 같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지배구조 정점이 현재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가는 구조여서 비용부담이 적고 지배력도 그대로 유지되는 형태"라고 말했다.

굳이 지주회사로 전환해 자회사 지분(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 대규모의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통해 쉽게 시장에서 보유지분 등을 매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 후계 밑그림 사실상 완성=삼성의 최근 사업구조개편과 비상장사의 잇따른 상장 추진은 순환출자 구조나 상호출자 구조를 단순화하고, 일감몰아주기 등 사회적 비난 요소를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과거 선대 이병철 회장 당시에는 이병철 회장이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이를 자녀들에게 분배해줬던 것과 달리 현재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핵심 지분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제외할 경우 분할할 지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를 상장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향후 이 회장 3남매로의 그룹 분할이 이뤄질 경우 높아진 기업 가치를 기반으로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향후 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의 경우 인수합병 등의 과정을 추가로 거칠 것으로 보이며, 이런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들의 경우 삼성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부분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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