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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제국' 창업주 김정주회장에게 호통치는 선생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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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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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0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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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R&D 人사이드]이광형 KAIST 미래전략대학원장 "KAIST 실리콘밸리 분교 짓자"

강연중인 이광형 교수/자료사진=KISTEP
강연중인 이광형 교수/자료사진=KISTEP
"김정주 군은 수업·세미나에도 항상 늦더니 오늘 행사도 늦는 것 같네요."

좌중의 웃음을 자아낸 이광형 KAIST 미래전략대학원장 한마디에 서먹서먹하고 딱딱한 분위기는 금세 누그러졌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 넥슨 판교사옥 '1994 홀'(Hall)에선 이 교수가 주최한 '홈커밍데이'가 열렸다. 행사 준비는 게임회사 넥슨 회장인 김정주 씨가 도맡아 했다. 이 교수는 김 회장과 연구실 지도교수로 만났지만, 두 사람 사이엔 그 이상의 특별한 뭔가가 있어보였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사연은 이랬다. KAIST 입학 후 처음 들어간 연구실에서 적응 못해 방황하던 김정주를 이 교수는 기꺼이 받아줬다. 캠퍼스에선 톡톡 튀는 노랗고 빨간 헤어스타일로, 지도교수 말은 잘 안 듣는 문제학생으로 낙인찍혀 있던 그였다.

당시만 해도 대학원에서 연구실을 옮기는 행위는 '괘씸죄'로 비춰지던 시절이었다. 교수와 연구원생, 갑(甲)과 을(乙) 관계에서 랩(Lab)실을 떠나겠다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기도 어려울뿐더러 받아주는 지도교수 입장에선 학생을 빼앗는 인상을 심어 줘 대부분 교수들이 꺼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교수는 김정주를 기꺼이 받아줬고, 그가 그토록 원하던 게임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교수는 그저 옆에서 거들 뿐이죠“

그렇게 김정주는 20년 후 연간 매출액 1조 6386억원, 순이익 5349억원인 세계 3대 게임업체 넥슨제국을 세웠다.
이 교수 연구실 출신인 김정주 넥슨 회장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넥슨개발자회의'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넥슨
이 교수 연구실 출신인 김정주 넥슨 회장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넥슨개발자회의'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넥슨

이 교수 연구실은 KAIST 내에서 '스타벤처인 등용문'이자 '괴짜들의 아지트'로 통했다. 1997년 한국 최초 사이버가수 '아담'을 만든 아담소프트 박종만 사장도 이 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KAIST 역대 별의별 사람 리스트를 뽑는다면 아마 목록 최상위엔 이 교수 이름도 올라 있을 것이다. '모래시계'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가 과학을 소재로 30%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천재성과 소위 '똘끼'를 동시에 지닌 교수 모델을 찾다가 이 교수를 보고 '유레카(Eureka·찾아냈다)'를 외쳤다는 일화도 있다.

스승과 제자의 이런 별난 궁합 덕분일까. 전산학과 시절 이 교수를 거쳐간 학생들이 벤처기업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벌어들이는 연 매출액 총합은 한해 2조5000억원, 고용효과는 약 7000여명에 이른다.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이 누구에게나 선망받는 우선 순위가 된지 오래다. 창조경제연구회에 따르면 창업희망자가 지난 10년간 50%에서 3%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역량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교수에게 창업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제2·제3의 김정주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숙고하던 이 교수는 20여년 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던 'KAIST 미국 실리콘밸리 분교' 얘기를 또한번 끄집어냈다. 이 교수가 1995년, 미국 스탠포드 연구소 재직시절 떠올린 생각이다.

"지금 이 시간도 중국은 전 세계 벤처기업인들이 모이는 실리콘밸리에 학교를 세워요. 다른 거 없어요. 창업과 도전의욕을 고취한다는 목적이죠.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장을 꿈꾸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이런 자극을 충분히 전할 수 있는 학교가 미국에 있다면 어떨까요."

새 정부 들어 '제2의 벤처 붐'이 조성되고 있지만 한시적인 정부 예산 지원책 없이도 롱런할 수 있는 유인책이 요구된다. 게다가 벤처기업 판세는 글로벌을 가르키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카이스트 분교를 만들어 방학이나 재학 중에도 학생들을 수 천 개에 달하는 벤처기업에 인턴사원으로 보내는 거예요. 그곳에서 현장경험도 쌓고, 국제 감각도 키우면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하는 거죠. 지금 시도해도 늦지 않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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