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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15년만에 다시 '법외노조'로…앞으로 어떤 길 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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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배·김미애·이태성·김정주·황재하 기자
  • 2014.06.21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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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17>]'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라는 전교조, 왜 논란의 중심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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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형주 기자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 12일째 계속되고 있는 전교조 단식 농성장에 조합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교조는 합법적 지위를 박탈한 법원 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오는 27일 소속 교사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다음달 3일까지 전임자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징계를 내릴 것"이라며 "교사들이 평일 수업에 불참하고 시위를 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막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2014.6.20/뉴스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또다시 힘든 길을 걷게 됐습니다. 법원이 전교조에 '법외노조'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지난 19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전교조가 합법노조로 인정받은지 15년만에 다시 한번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노조가 됐습니다.

◇전교조가 합법화 되기까지

전교조의 역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6월 전국적인 민주화운동의 열기 속에서 결성된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가 전교조의 전신입니다. 당시 전국교사협의회는 참교육 실현을 내걸고 사학비리 척결, 촌지 없애기 등의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1989년 5월 전교조가 출범했고 전국교사협의회의 정신은 그대로 전교조로 계승됩니다.

전교조 설립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전교조의 설립을 반대했습니다. 전교조 출범 당일 노태우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교사 노조는 불법이라 천명, 해산을 요구합니다. 그는 전교조 결성에 참여한 1500여명의 교사들을 해직, 파면시켰고 107명을 구속시켰습니다. 이들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복직이 가능해집니다.

김영삼 정부는 해직 교사들의 복직을 허용했지만 전교조를 합법노조로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전교조가 합법노조가 된 것은 1999년 입니다. 전교조는 결성한지 10년이 된 후에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법외노조 통보, 왜?

전교조 출범 초기 문화교육부는 전국에 '전교조 식별법'이라는 공문을 보냅니다. 이 공문에는 전교조 교사 특징으로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학급문집이나 학급신문을 내는 교사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상담 많이 하는 교사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사 △자율성·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학부모 상담을 자주하는 교사 △인기 많은 교사 △자기 자리 청소 잘하는 교사 등으로 표현돼 있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을 정부에서는 왜 탄압했을까요.

전교조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이념화' 시킨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교사에게는 정치적인 중립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좌편향된 활동을 대외적으로 하고 있고, 전교조 활동을 하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편향된 교육을 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교조에는 운동권 출신 교사들이 많아 이런 주장은 어느정도 설득력을 얻었고 이 주장은 전교조가 설립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전교조가 정부 정책에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심화됐습니다.

반면 전교조는 정부에 대한 반대의견 표명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법외노조 통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교조를 탄압한다는 것입니다.

전교조의 이같은 주장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지난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노조아님' 통보를 받아 노조설립이 취소된 사례는 지난 5년 사이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 단 2건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동기가 어찌 됐든 법원은 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근거는 '해직된 교원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교원노조법 제2조와 고용부 처분의 근거가 된 노조법 시행령 제9조2항이 됐습니다.

해당 시행령에 따르면 노조가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뒤 반려 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관청은 30일 안에 시정요구를 해야 하고 노조가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노조가 아니라는 통보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법원은 이 두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 처분 역시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전교조, 앞으로 조합비도 못걷어

전교조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일선 교육감들도 '대법원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교조의 그간 활동을 고려할 때 1심 판결만으로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교육부가 관련 조치를 서두르고 있는 중이라 교육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 판결이 나오자마자 교육부는 즉각 후속조치에 착수했습니다. 교육부는 앞으로 전교조의 활동을 전담하는 전임자에 대한 휴직 허가가 취소돼 이들은 소속 학교로 복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전교조가 진행 중인 단체교섭은 모두 중지되고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도 오는 10월 24일 이후 효력이 상실된다고 밝혔습니다.

전교조가 조합원들로부터 조합비 명목으로 걷어온 원천징수도 금지됩니다. 강제해체되거나 활동이 금지되진 않지만 사실상 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교조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또 상급심은 설립 25년이 된 전교조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려놓을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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