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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는 저물어도 '법피아'는 또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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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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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士'자의 운명을 쥔 법안들-변호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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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에서 태생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해(海)피아', '군(軍)피아' 등까지 번져 한국 사회를 집어 삼키고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차게 국무총리 후보로 지목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관예우 논란으로 자진사퇴하자 '관피아' 중 최고 '관피아'인 '법(法)피아'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우리사회 최후 보루인 법조계의 법피아 논란은 지난달 25일 정부의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고시되면서 더욱 증폭됐다. 관피아 논란 이후 만들어진 시행령 개정안에서도 변호사·회계사 등 자격증 소지 공무원이 관련업체로 취업하는 경우, 별도의 취업심사 없이 취업할 수 있다는 내용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판·검사가 억대 연봉을 받고 로펌으로 옮길 경우, 차관급(고법 부장판사·검사장) 이상만 재취업 심사를 받아야하는 것을 1급 이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도 대법원·법무부·대검찰청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법조인들이 합세해 집단 기득권을 사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 대통령의 관피아 척결 의지 표명 이후 불어친 공직사회 혁신의 칼바람 속에도 법조계만은 '무풍지대'란 소리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법조계 전관예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이번 개혁안에서 법피아는 또 살아남게 됐다"고 말했다.

법피아 논란을 바라보는 변호사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상당수 변호사들은 전관예우 변호사들의 난립으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나눠줘야 하는 사람들인데, '변호사계=법피아'란 착시효과 탓에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법피아의 본질은 판·검사 출신 변호사란 지적이다. 법조계에선 논리 보단 '연고(緣故)'가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고위급 판·검사가 퇴직하면 대형 로펌들이 억대 연봉을 지급해가며 이들의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들이 가진 인적네트워크와 영향력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일반 변호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래없는 불황으로 힘든 상황에 전관출신 변호사들과 밥그릇 경쟁을 해야 하고, 이들의 유입으로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여론도 싸늘해지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업계 불황이 거듭되자 일부 변호사들은 변호사를 그만 두고 이직을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청주지밥법원 판사출신 변호사가 자신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을 그만두고 대학 로스쿨 강단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됐다. 변호사업계의 불황에 따른 이직이란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또 자영업이나 제조업 등 다른 사업을 창업해 '투잡'을 뛰는 변호사들도 드러나지 않을 뿐 적지 않다는 게 변호사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요새 변호사계에선 '2월 같다'는 말이 있다. 2월은 28일까지 밖에 없고, 설날을 포함하면 영업하는 날은 2주에 불과한 상황을 빗댄 것"이라며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 유입으로 상황은 더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피아'는 저물어도 '법피아'는 또 살아남았다

국회는 법피아 근절을 위해 오래전부터 '전관예우 방지법'을 추진해 왔다. 정부의 관피아 척결 의지를 등에 업고 이번에는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국회에 따르면 18대 국회 때인 2011년 여야는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퇴직 판·검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법원·검찰청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전관예우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법안은 실효성 측면에서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지난해 4월 공직퇴임자변호사의 건별 수임료를 포함하는 수임자료를 법조윤리위원회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의무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미국의 '로비활동금지령'을 모델로 '공직자윤리법'을 개정, '관피아' 경력을 가진 인사의 공직임명을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을 2년간 아예 제한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도 '현관예우 금지법(변호사법 개정안)'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직 공직자가 전관 출신 변호사와 사적 접촉을 할 경우, 보고 의무를 둬 전관예우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

하지만 입법을 업(業)으로 하는 국회의원들 중 유독 법조인 출신들이 많아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법피아 방지 입법'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전관예우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을 때만 반짝 논의하는 척하다 여론이 잦아들면 슬그머니 논의를 중단해왔다. 지금이 국회차원에서 법피아 문제를 해결할 적기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관피아 척결을 강조한 지금이 법피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법피아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될 것"이라고 강력히 법피아 방지 법안 필요성을 역설했다.

'개천에서 용 나와야'...정치권 '有錢변호사' 로스쿨 손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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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2018년부터는 연평균 등록금이 1500만원(사립 연 2100만원)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야지만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인이 될 수 있다.

로스쿨제도는 당초 변호사 배출 시스템을 '시험에 의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바꾸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그동안 특권을 향유해온 법조계를 개혁하고 법률시장 수요·공급의 균형을 이뤄 질 좋은 법률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자는 것. 변호사로 각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후 판·검사로 임용하자는 '법조일원화'도 염두에 둔 정책이다.

로스쿨은 2009년 3월 개교한 이래 지금껏 5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졸업생을 배출한 것도 3회에 불과하다. 하지만 로스쿨제도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중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지나친 학비부담이다. 로스쿨 3년 과정을 마치는데만 등록금이 최대 6000만원 가량 들고, 로스쿨에 다니면서 부업을 하기 어려운만큼 생활비까지 합치면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다. 사실상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법조인이 되는 것을 원천 방지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변호사수 급증에 따른 법률시장 왜곡과 법조인 질 저하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법조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회로를 만드는 등 로스쿨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지난 1월 22일 '변호사예비시험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제도 도입 취지를 고려해 변호사 예비시험에 합격한 후 통신로스쿨, 야간로스쿨 등 대체법학교육기관에서 3년간 교육을 이수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개천에서 용나는 사회를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돈없는 사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도 로스쿨을 다니지 않고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아예 사법시험 제도 존치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3월 7일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4월 7일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이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

여야가 로스쿨제도 개혁에 대한 얘기를 꺼내고 있는만큼 19대 국회 하반기에서는 예비시험 도입이든 사시 존치 든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여야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는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위철환 대한변협 회장은 "사법시험 존치가 불가능하다면 예비시험 도입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비용면이나 효율성 면에서 사시존치가 가장 합리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반면 로스쿨측은 제도가 시행된지 10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개선 방안 논의는 사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제도가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겪는 불가피한 진통일뿐 각종 부작용 등은 제도 보완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스쿨 관계자는 "오히려 전문성을 살린 다양한 인재들이 변호사 시장으로 진입하는 등 로스쿨제도 도입의 긍정적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도 예비시험제 도입 등 기존 로스쿨제도 변화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사 밥줄 쥔 '로비스트' 합법화

로비스트 합법화는 변호사의 밥줄이 달린 사안이다. 로비스트가 양성화되면 퇴직 관료·사기업 직원 등 일정 자격을 갖춘 비법조인들의 입법 청원 등 입법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 가능해져 변호사 업무가 상당부분 잠식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 로비가 가능한 집단은 변호사가 유일하다.

로비스트는 미국에서 정착된 제도다. 미국의 사회집단은 각자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로비스트를 고용한다. 이들은 자본과 인맥을 동원해 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 광범위하게 보장되는 문화가 반영됐다. 로비스트가 합법화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로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제3자를 이용해 검은 돈을 주고 받는 '부당거래'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우리나라에서도 로비스트를 합법화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가장 활발했다. 당시 이승희 의원(민주당), 이은영 의원(열린우리당), 정몽준 의원(무소속) 등이 '로비스트법'을 제출했다. 암묵적으로 벌어지는 로비 활동을 양성화하면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게 법안 취지였다.

법무부 역시 2007년 '청원대리인에 관한 법률'(가칭)을 내놓으며 로비 허용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변호사 업계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로비스트 업무는 법률사무인 만큼 비법조인이 로비스트 자격을 얻는 것에 반대한다는 논리였다.

이번 19대국회에서는 관련법이 아직 발의되지는 않았지만 로비 허용에 대한 변호사 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대한변호사협회 최진녕 대변인은 "변호사는 별도의 로비스트법이 필요 없다"며 "로비스트가 합법화되면 퇴직 관료들이 자격을 얻어 유관기관 로비를 할 수 있어 관피아보다 폐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관피아'는 저물어도 '법피아'는 또 살아남았다

하지만 로비스트 합법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로비스트를 비법조인에게 개방하는 대신 등록 제도를 둬 활동 내역을 공개하자는 입장이다. '공개'에 방점을 찍으면 퇴직 관료들의 로비 활동도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합법화 주장의 근간에는 '청원권 보장'과 '알권리 확보'가 깔려있다. 청원권은 헌법 26조에 명시돼있지만 사실상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조승민 교수('로비의 제도화'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제3자를 고용하는 건 사실상 불법"이라며 "국민의 청원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로비스트 합법화가 국민의 알권리와도 관련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1995년 만들어진 로비공개법은 로비스트가 국회에 등록하고 활동내역을 신고하는 게 핵심이었다"며 "활동이 공개되면 국민들이 국가 정책 결정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어 국민의 알 권리가 충족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제2기 변호사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해 말 '로비스트 제도 법제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로비스트 제도 검토에 들어갔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 입법례와 운용 실태 등을 파악하고자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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