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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외교관, 사표내고 우동가게 차린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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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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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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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상목 기리야마 대표 "한국 사회에 '머뭄의 미학' 전하고 파"

신상목 기리야마 대표가 3일 서울 역삼동 기리야마 주방에서 우동면을 삶고 있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신상목 기리야마 대표가 3일 서울 역삼동 기리야마 주방에서 우동면을 삶고 있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조직의 일원으로 있는 것보다는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후회하지 않는다."

3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우동가게 '기리야마(桐山)'에서 만난 신상목 대표. 그의 전직은 '잘나가던' 외교관이다. 외교관이 돼 우리나라를 대표해 세계를 누비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안고 학업에 매진했던 그는 외무고시 30회에 합격하면서 꿈을 이뤘다.

외교부에서 그는 소위 '잘나가는' 인재였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행사기획과장을,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전과장을 맡아 활약한 이력이 이를 증명한다.

촉망받는 외교관이었던 신 대표가 외교부에 사표를 던지고 '가게 주인'으로 변신, 찬바람이 몰아치는 생업의 현장에 뛰어든 것은 2012년 9월. 주변의 반대가 거셌지만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신 대표는 "정말 그만두고 회사를 차리자 주변 사람들이 '또사장'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며 "시쳇말로 '또라이'라는 의미였다"고 회상했다.

신 대표가 기리야마를 차린 것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 일본 근무시절 찾았던 한 우동가게에서 경험했던 강렬한 감동을 한국에도 퍼트리고 싶다는 이유가 컸다.

신 대표는 2000년 일본 와세다대 연수시절 도쿄 외곽에서 3대, 100년을 이어 영업하고 있는 기리야마 우동가게를 찾아서 우동을 먹었다. 그 후 2006년 주일본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할 때 다시 찾은 이후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6년 만에 가게를 다시 찾았는데 맛, 정취, 분위기까지 변하지 않았다는 데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일본에 있는 좋은 의미의 기다림의 미학, 머뭄의 미학을 한국 사회로 옮겨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속도와 효율만을 우선으로 삼는데,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그 안에서 여유를 찾는 일본의 문화가 접목된다면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어떡하면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직접 그런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 때부터 틈틈이 일본 기리야마 우동가게를 찾아 우동 만드는 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대사까지 마친 뒤 은퇴해서 가게를 열어도 늦지 않다'고 만류하던 일본 기리야마 대표도 1년 가까이 계속된 신 대표의 설득에 결국 그의 편으로 돌아섰고 자신의 요리 기술도 전수해 줬다. 일본에서는 대대로 가족이나 수제자에게만 준다는 '노렌'(가게나 건물의 출입구에 쳐놓는 발)까지 전해줬다.

창업한지 2년. 창업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신 대표는 "불황은 불황"이라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스스로 하고 싶다고 열망한 일을 하는 것이니 생활이 고달파도 후회는 없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신 대표는 "조그만 우동가게 사장이지만 미약하게나마 한국 사회를 바꿔나가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본인이 좋아하는 일, 가치를 실현하는 일, 성장하는 일을 선택해 열심히 하는 국민들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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