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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통]어린이마저 일자리 스트레스를 겪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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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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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1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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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통]어린이마저 일자리 스트레스를 겪는 시대
최근의 역대 대통령들은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과제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러나 일자리 문제는 해소되기는커녕 날로 심화되고 있다. ‘사회를 바꾸려면’(동아시아)의 저자인 오구마 에이지는 ‘글로벌 사회’라는 말 대신 ‘탈공업 사회’란 용어를 쓴다. 정보기술이 진보한 탈공업 사회에서는 설계도를 메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어디서나 값싸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해외 공장에 발주한다. 국내에 자사 공장을 두는 경우에도 컴퓨터로 제어하는 자동 기계를 두고 숙련공을 줄인다. 현장의 단순 업무는 단기 고용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맡긴다. 뿐만 아니다. 사무직의 단순 업무는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디자인 등의 전문 업무는 외주로 돌린다. 장기 고용 정사원은 소수의 핵심 사원만 둔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면서 핵심 엘리트 사원을 보조하는 단순 사무직이나 빌딩 청소원, 편의점이나 외식 산업 등에서 일할 점원 등 이른바 ‘맥잡’(맥도날드의 아르바이트)이라 불리는 단기 고용 노동자의 수요만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의 도시에서마저 한 사람의 핵심 엘리트 사원을 보조하는 주변 노동자들이 다수를 점하게 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2011년 가을, G1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 부자 나라인 미국의 월가에서는 “우리는 99퍼센트”란 시위마저 벌어졌다.

미국에는 적은 임금으로도 일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충분한 스펙을 갖춘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 젊은이들이 밀려든다. 기업들은 국경을 뛰어넘어 가장 값싼 임금을 제시하는 사람을 고용하는 역경매 시스템인 ‘글로벌 옥션’을 일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이용해 고급 노동력마저 염가 할인하는 일이 일반화되자 관리자급 노동자, 전문직, 기술자 등은 일자리 시장에서 입지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취업할 시기가 한참 남은 어린이들마저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2013년 진로 교육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전국 모든 중·고교(5,400교)는 진로상담교사를 선발·배치해야 하고, 모든 중·고생은 연 2회 이상 진로심리검사와 진로 상담을 받아야 하며,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1회 이상 직업체험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만 한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자 청소년의 진로 직업을 안내하는 책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20권이 완간된 사계절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중국집 주방장, 우편집배원, 소방관, 패션 디자이너, 어부, 목장 농부, 채소 장수, 환경 운동가, 버스 운전자, 책 만드는 사람 등의 직업을 가진 실제 모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문교양 그림책이다. 이 책들은 단순히 직업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 모두에 대한 건강한 시선을 보여준다. 일자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시대에 이러한 책들은 직업에 대한 편견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사회문제의 해결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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