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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소비 위축,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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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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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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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쌓여 온 '구조적' 문제..최근 주거 환경 변화와 고령화 맞물려 심화

'세월호' 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소비 위축, 진짜 이유는?
우리 경제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소비 위축이 지목되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지갑을 닫게 하는 진짜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2분기 GDP(국내총생산)를 발표하면서 소비 감소를 세월호 영향과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여파 등으로 설명했지만 세월호 사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발견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주 발표한 7월중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세월호 사고 이후 처음 집계된 5월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현재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인식이 세월호 사고 직후보다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최근 소비심리 위축과 실제 소비 감소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닌 추세적 현상이고 원인 또한 구조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을 높인다.

◇전셋값 오르고 집값 상승은 부진...고령화 맞물리며 소비심리 위축 지속

투자와 함께 내수의 한 축이자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5분기 내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소비 위축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는 가처분소득과 소비심리로 결정 되는데, 최근 소비 위축은 양쪽 모두 여건이 좋지 않은데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한 원인 중 하나로는 최근 몇 년 간의 주거환경 변화가 지목된다. 전세 가구는 전세 값 급등으로, 자가 가구는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자산 감소로 소득 여력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세가격 상승률은 2010년부터 가팔라졌고 소비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된 시점과 일치한다. 2005~2007년 연평균 4.7%였던 가계소비 증가율(실질증감율 기준)은 2010년 4.4%에서 2011년 2.9%, 2012년 1.9%, 2013년 2%로 급격히 하락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990~2013년까지의 자료를 분석, 전세 주거 가계의 경우 실질 전세가격이 1% 오를 때 전세가구의 소비가 0.3%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최근 전세가격 상승 뿐 아니라 전세수급 불균형으로 월세·반전세가 늘어나면서 소득 변화에 따른 소비 변동성이 큰 임차가구에서 실질적으로 현금이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가 가구도, 2012년부터 가계부채 구조개선 대책이 도입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함께 상환하는 경우가 늘며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줄었고 담보대출이 없는 자가 가구도 실질 주택가격 하락으로 '부'가 줄면서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주택시장 부진은 고령화와 맞물려 노년층의 소비심리 악화를 확산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하는 가구주 연령별 평균 소비성향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2003년 81.1에서 올해 1분기 73.2로, 50대 가구는 75.4에서 65.6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77.9에서 74.5로 하락한 전체 평균이나 79.8에서 79.1로 소폭 하락한 40대 가구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움직임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좋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은 고령층의 소비성향이 급격하게 떨어진데 있다"며 "이는 고령층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예전과 같은 이자소득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금융자산이 필요해진 고령층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외환위기 이후 누적된 불균형..'가계 저소득 한계 도달'

하지만 소비증가율 둔화가 임금증가율 하락과 함께 이전부터 진행돼 온 추세라는 점은 소비 위축을 초래한 더 근본적인 배경에 주목하게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 위축이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맞춰져 오면서 초래된 불균형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1990년대 말 이후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급격히 추진되면서 가계 근로소득을 위축시켰고, 경쟁을 촉진시키는 정책들이 자영업자 소득 여력을 줄였다는 것. 실제로 민간소비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0~1997년에 연평균 7.4% 증가하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GDP 증가율을 하회했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은 환율 하락과 중국 경제 성장 등을 기반으로 회복할 기회를 얻었지만 가계 상황은 좋아질 여력을 얻지 못해 기업과 가계 간 불균형 성장이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명목임금증가율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임금증가율을 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실질임금증가율은 평균 4.2%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인 2011~2013년의 실질임금은 평균 0.9% 오르는데 그쳤다.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 실적 회복 등이 임금 증가로는 연결되지 못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비 위축은 경기순환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이유"라며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가계에 불리한 정책이 누적되고 금융위기 이후 기업과 가계 부문의 격차가 더 벌어지며 가계가 저소득 구조의 한계에 도달했고 이 같은 상황이 소비 위축으로 발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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